마츠오바쇼오의 하이쿠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는 아마도 일본의 하이쿠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시조가 43자로 끝을 맺는 정형시인데 반해 하이쿠는 단 열일곱자로 끝을 맺는 정형시이다.

하이쿠 시인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이는 막부시대 활동했던 마츠오 바쇼(1644-1694)다.

마츠오 바쇼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 것은 90년 초 홍서범이 발표한 김삿갓이란 노래를 통해서이다.

<중략>

안동 김씨에 본명은 김병연

어머니를 모시고 아들 둘에 처 하나

중국의 이태백 일본의 바쇼

그렇다면 보여주자 대한민국 김삿갓~~~

<중략>

사람들은 그를 보고

김삿갓 김삿갓 삿갓 이라 하네

*김삿갓 김삿갓 나는 좋아 김삿갓

김삿갓 김삿갓 너무너무 좋아 김삿갓

천재로다 천재로다 김삿갓 김삿갓

삿갓 삿갓 삿갓 삿갓

한국 최초의 랩으로 평가되는 이 노래말에서 방랑시인으로 중국의 이태백과 함께 일본의 마츠오 바쇼를

언급하고 있다.

말하자면 일본을 대표하는 방랑시인이 바로 마츠오 바쇼인 것이다.

바쇼의 시는 1689년 7개월에 걸친 동북지역 여행으로 깊이를 더하고 1694년 <방랑에 병들어 꿈은 마른 들판을

헤매고 있다>라는 임종시를 남기며 오사카에서 객사한다.

방랑시인다운 죽음이다.

그렇다면 바쇼 시가 갖는 특징은 무엇일까?

이미지의 선명함이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시어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형상화 한다.

마츠오 바쇼의 하이쿠 시집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던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방랑으로 일생을 보내면서 인생의 의미를 묻고 자연을 노래했던 시인.

패랭이 꽃을 볼 때마다 술에 취해 한숨 자고 싶은 건 바쇼의 시 때문일까?

이른 겨울 한탄강길을 거닐며 보았던 패랭이꽃이 자꾸만 눈에 어른거린다. 

::저자 정용연은

1968년생

멀리 모악산이 바라다보이는 김제 들녁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청소년기는 서울 청량리에서, 성인이 된 뒤에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살았다. 이십 대 초반, 백성민 선생 문하에서 1년 동안 만화 수업을 받았고, 이십 대 중반에 만화 운동 단체인 <작화 공방>에서 잠시 활동했다, 이십 대 후반에서 삼십 대 중후반까지는 만화 외 일들을 했으며, 이후 창작 만화를 그리고 있다.

작품목록

<주간 만화>에 단편 만화 '하데스의 밤'으로 데뷔.

월간 <민족 예술>, 월간 <참여와 혁신>, <한겨레신문>에 만화 연재.

다큐멘터리 만화 <사람 사는 이야기> 1,2에 '나무 이야기' 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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