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 앞에서 일인시위 하고 있는 만화가 박재동

"예술가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해야 한다"

‘조각가 故 구본주 소송(삼성화재)해결을 위한 예술인 대책위원회(이하 구본주 대책위)’의 1인 시위가 한 달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1인 시위는 계속되었다. 오늘의 1인 시위자는 만화가 박재동이었다.

삼성화재 측이 새벽길 보행자를 친 교통사고에 대해 고인의 과실 70%를 주장하고, 고인의 예술가로서의 경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적으로 무직자에 준한 배상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 예술인들은 구본주 대책위를 구성하고 7월 4일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삼성화재에 대해 "예술이 사회적 노동임을 인정하고, 정당한 보상을 해달라"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1인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안성금 민미협 부회장을 시작으로, 김영수 민족사진가협회 회장, 김준기 사비나미술관 학예실장, 이태호 미술평론가, 미술가 이윤엽, 김윤환 등 20여명에 이른다.

또한 지난 8월 2일에는 삼성미술관 ‘리움’ 홍라희 관장에게 이 문제에 대한 공개 서한을 보내고 '삼성화재의 태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언론에 묻기도 하였다.

1인 시위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소식을 알고 부당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얼마전 전시회에서 1인 시위 이야기가 나와 참여하게 되었다.

조각가 구본주에 대한 기억은?
<오돌또기>라는 애니매이션을 시작할 때, 구본주에게 오돌또기 캐릭터 입체물 제작을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의 작업실을 방문했는데, 치열하게 작업하는 작가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내가 기억하는 구본주는 열정이 넘치는 민중의 아들로서, 민중의 역사와 삶을 그리는 작가였다. 작품이 에너지가 넘치고 대작이 많았다.

예술가의 지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단순한 노동자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지적인 예언자이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내는 사람이기도 하다. 또 가끔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엔터테이너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지위는 아주 다양하다.

이번 구본주 사건에 대한 의견은?
예술가가 돈이 아닌 가치를 위해 정열을 바친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예술가니까 무조건 높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노동을 한 예술가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하고, 정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진전된 사회로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또 예술가는 정년이 없다. 그러한 특수성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공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최근 근황은 어떤가? 또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지금은 『만화 삼국유사』를 작업하고 있다. 또 학생들도 계속 가르치고, 애니매이션 <오돌또기>도 계속 진행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만화 삼국유사』와 <오돌또기>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컬쳐뉴스 김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