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영향인가.
일본서도 임진왜란을 재조명한 대작 만화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의 좌선봉으로 병사 3000명을 이끌고 왔다가 조선에 귀화한 실존인물 사야카(한국명 김충선)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사극 <사야카>가 실업지일본사의 주간만화지 <망가선데이> 10월 첫 번째 호부터 연재에 들어간 것.
글은 <여제>의 스토리 작가로 유명한 구라시나 료, 그림은 한국 무협만화의 대가 하승남 씨가 맡았다. 한.일 합작 만화인 점도 특이하지만 한국 만화가의 작품이 일본 만화 주간지에 매주 연재된다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다.
<사야카>는 일본인이 쓰는 임진왜란의 재평가로 볼 수 있다. 조선출병에 의구심을 품은 주인공 마고로쿠(사야카)가 히데요시의 야망, 거대한 전쟁에 맞서는 모습을 그린다. 사야카가 한국에 남아 조총제조법을 전파하고 일본을 격파하는 이유를 찾아나선다.
실제로 <망가선데이> 편집장, 취재 기자, 구라시나 료 등 세 명이 지난달 3박 4일 일정으로 임진왜란의 무대였던 부산 울산 대구 진주를 돌았다. 부산 자성대와 용두산, 대구 우륵동, 진주성 등에서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
일본인이 쓰는 시나리오인 만큼 앞으로 어떤 시각으로 임진왜란을 그려나갈지가 관심 가는 대목. 구라시나 료는 "한국 드라마를 의식한 건 아니지만 한류 열풍을 맞아 일본인이 모르는 한.일 역사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승남 씨는 "당시 우리나라의 의복이나 생활사에 대한 자료가 일본에 훨씬 많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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