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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0-22 11:11
프로로 가는 아마추어들 (한겨레신문)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014  


만화 동인지 ‘더 홀’ ‘매운맛7’

만화 동인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부천국제만화축제를 주최한 부천만화정보센터가 출판지원한 우수 만화동인지들이다. 그 가운데 상명대 극화창작 동아리인 ‘어사모’의 <더 홀(The Hole)>(길찾기 펴냄·9천8백원),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창작반이 중심이 된 ‘매운맛’의 <매운맛 7>(황매 펴냄·9천5백원)을 꼽았다.
실린 대개의 작품이 습작 단계임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프로가 갖춰야할 양식들을 하나씩 성취해가는 과정이 빛난다. 가령 <더 홀>의 ‘두 남자’, <매운맛 7>의 ‘거리’ 등은 데생에 대한 승부다. 이야기보다 동작과 표정, 감정까지 필선으로 담아내려는 근성이 단련되고 있다. 팬덤 문화와 자의식을 짚어본 ‘아임 유어 팬(터지)’(<매운맛 7>), 티브이로만 세상과 소통하는 인간상을 간결하게 그려낸 ‘오프(off)’(<더 홀>) 등은 이야기의 극적 구성에 대한 도전이다.

다양한 그림 양식과 참신한 아이디어 등을 두루 살필 수 있다. 그러다 여느 기성만화 못지 않은 작품을 발견한다. ‘손잡고’(<더 홀>)는 사회 외곽에서 소재를 건져 작품을 완결해 보인다. 금메달 유망주였지만 동네를 철거하려는 용역과 다투다 다리를 절게 된 봉태가 주인공이다. 여러 각도의 마을 풍경과 동선, 적절한 심리적 갈등들이 매력있다. ‘드래곤해머’(<더 홀>)는 칸의 배열이 신선하고,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 중·장편 성격의 작품이지만 몸통엔 네 칸 만화 방식을 빌러 에피소드별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충분히 웃기다.

<더 홀>의 작품 사이엔 한 사람이 웅덩이에 서서히 녹아드는 모습이 필름처럼 배치돼있다. 마치 일반인보다 좀 더 빠르고 깊게 만화에 빠져드는 그들의 자화상인 듯 하다. 그들의 가능성을 슬쩍 들춰본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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