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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2-30 14:12
12년 만에 빚어낸 뜨거운 혼 드디어 완결, <불의 검>과 김혜린(필름2.0)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798  

한국 순정 만화계의 걸작 <불의 검>이 드디어 완간됐다. 김혜린 작가가 연재 12년 만에 완성한 대서사 로맨스 <불의 검>의 끝은 가슴 벅차게 아름다운 해피 엔딩이다.

"드디어 만나 뵐 때가 됐네요." <불의 검> 완결편인 12권이 탈고됐다는 제보를 듣고 부랴부랴 김혜린 작가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너무 덤덤했다. "글쎄. 끝내긴 했는데. 내한테 뭘 물어볼라꼬요?" 2001년 말, 2002년 초, 다시 2003년 겨울을 거쳐 2004년 여름에 이를 때까지도 계속 "아직도..."라는 대답만 돌아왔는데, 결국 때가 온 것이다. 인터뷰 약속을 하고 그의 상계동 집을 찾아가기 전 출판사에 들러 <불의 검> 마지막 원고를 확인했다. 책으로 인쇄되기 직전 아직 작가의 뜨거운 호흡이 서려 있는 <불의 검> 12권 원고를 손에 받아들고 비로소 실감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꿈틀대며 살아 움직이는 붓의 질감, 깊이를 헤아리기 힘든 먹의 농도가 <불의 검>을 향한 오랜 기다림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불의 검> 마니아들이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주인공들도 세월을 삭여낸 얼굴로 하나 둘씩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이제야 정말 <불의 검>이 완결된 것이다.

파격이 없는 해피 엔딩

"겨우 할 때가 됐다 싶었어요. 하고 싶기도 했고. 벌써 끝냈어야 할 작품이었지만 머릿속에서 쭉 내려와서 여기 가슴까지 전달되기를 내가 기다린 건지도 모르지요." 11권이 나온 지는 근 2년 만에, 그러니까 연재를 시작한 지 12년 만인 올해 말, 김혜린 작가는 미루어 놓았던 <불의 검>의 결말을 그렸다. 1992년 격주간 순정 만화지 '댕기'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댕기'가 폐간되고 다시 순정 만화지 '화이트'에서 연재를 하다가 또다시 폐간돼 연재를 여러 차례 중단해야 했던 <불의 검>의 기구한 운명은 이제서야 끝을 보게 됐다. 어떻게 그 장대한 서사의 흐름을 맺음했는지 <불의 검>의 결말이 무척 궁금할 것이다. 일일이 다 밝혀줄 순 없지만 처음처럼 끝도 한결같은 작가의 올곧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결말은 그동안 김혜린 작가가 처음부터 예정했던 대로 험난한 시대를 겪어낸 사람들을 위한 해피 엔딩이다.

<불의 검>은 철기 부족 카르마키와 청동기 부족 아무르의 오랜 싸움이 배경이다. 이 혼란한 세상에서 한때 기억을 잃고 살았던 아무르의 최고 전사 가라한과 산골 처녀 아라의 가슴 저미는 사랑 이야기가 근 10여 년 동안 수많은 순정 만화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왔다. 여기에 가라한과는 어린 시절부터 둘도 없는 벗이었던 두 명의 인물, 아무르의 왕 마리한과 신녀 소서노의 이야기, 여장 남자 가수 바리와 소서노와는 정반대에 위치한 카르마키의 마녀 카라, 카르마키인과 아무르인의 혼혈아이자 격한 방식으로 아라를 사랑했던 남자 수하이의 욕망과 희망, 열정과 분노가 한데 엉켜 거대한 서사 로맨스를 만들어냈다. 결국 기억을 찾은 가라한은 아라를 아내로 맞는다. 모진 세월을 견딘 여인 아라는 이족의 아이를 낳고 불칼을 두드리며 격랑의 시대를 살아낸 여성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 줬다.

두 사람의 사랑은 이미 결실을 맺었지만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아무르 부족의 미래는 12권에 이르러서야 그 윤곽이 보인다. 카르마키와 아무르의 피할 수 없는 마지막 대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가라한이 이끄는 아무르 군대는 한때 아무르의 종묘였지만 지금은 카르마키의 여신 카라가 아무르인들의 시체 위에 세운 신궁으로 쳐들어간다. 이 싸움은 결국 악의 여신 카라와 아무르의 정신적 지주인 신녀 소서노의 마지막 대결로 마무리되고, 종묘를 탈환한 아무르 부족에게 새 세상이 열린다. 주인공들의 구도도 확고해진다. 천궁 마리한이 나라 잃은 왕자에서 아무르인들의 진정한 왕으로서 명민한 정치가의 면모를 보여 주고, 신녀 소서노와 전사 가라한 역시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그리고 김혜린의 데뷔작 <북해의 별>에서 주인공 유리핀 멤피스가 음모가 판치는 보드니아 왕궁을 떠나 새로운 이상향을 건설했던 것처럼 가라한은 아무르의 전설이었던 빛의 머리 거인의 산을 찾아 떠난다. 가라한 일행이 빛의 머리 거인의 산에 당도한 이후엔 놀랍게도 가라한과 아라의 2세들의 이야기가 에필로그로, 그것도 많은 분량으로 이어진다. 김혜린 작가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불의 검> 엔딩은 인간이 살아가는 한 단면을 보여 준 겁니다. 어떤 나라든 언젠가는 망하거나 분열하겠지만 그건 긴 역사의 눈으로 볼 때 그런 거죠. 한 세대 한 세대마다 다 각각의 사연이 있어요. 그런 느낌을 엔딩에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철이 든 어른의 만화

김혜린과 김혜린의 만화가 한국 순정 만화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올해 나이 42세. 지금껏 그가 내놓은 작품들은 독자의 눈높이를 낮춘 적이 없다. 남녀의 순정에만 치우친다는 순정 만화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철학과 고증, 역사에 대한 분석과 작가적 상상력으로 시대를 만들어왔다. 가상 국가 보드니아의 혁명기를 다루었던 데뷔작 <북해의 별>, 중국의 원명 교체기를 배경으로 한 <비천무>, 프랑스 혁명기를 다룬 <테르미도르>, 그리고 청동기 문화에서 철기 문화를 맞이하는 고대 시베리아족의 이야기 <불의 검>, 1930년대 일제 암흑기를 배경으로 하는 <광야>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을 분석한 논문만 해도 수십여 종이다. 대학가에서 교재로 쓰인 지도 오래다. 만화 왕국인 일본에서조차 시대를 이해하는 깊이 있는 만화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김혜린의 만화들은 80년대에 중고교생들로 살아왔던 지금의 20~30대 여성들의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불의 검>은 김혜린의 만화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판타지와 시대극이 가장 선명하고 농도 짙게 결합돼 있는 작품이다. 고대 북방 민족들 간의 처절한 사투 속에서 시대와 세월을 잃지 않는 작가의 혜안은 <불의 검> 완결로 일가를 이루게 됐다. 하지만 김혜린의 <불의 검>은 정식 역사극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양한 고증을 거치긴 했지만 역사극이라 하기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판타지 사극에 가깝다. 머릿속에 든 것을 아무렇게나 꺼내 놓을 수 없다는 작가의 공상과 세상과의 절충은 늘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의 검>이 완성된 지금, 이 거대한 서사가 보는 이들을 가장 벅차게 하는 이유는 칸칸마다 가득 차 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다. 많은 이들의 운명이 정해졌지만 최후의 순간까지 김혜린은 그 누구도 완벽한 악인 혹은 완벽한 선인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수없이 악행을 저질렀으나 단 한번도 후회하거나 뒤돌아보지 않았던 카르마키족의 여신 카라가 그 꼿꼿한 죽음 직전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다시... 또다시 태어날 테다." 그러자 소서노가 답한다. "그때가 되면 내가 네 벗이 되어 주마." 평생을 신력으로 싸워야 했던 이 둘의 마지막 대화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카라와 소서노로 대비되는 모든 것들은 어쩌면 한 인간의 두 모습, 살아간다는 것의 이중성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자신의 장점과 단점 여러 가지를 전부 인정하고 수용하는 인물들을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혜린 작가 자신이 기꺼이 세월을 받아들이고 즐겨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불의 검>은 세상과 맞부딪쳐 철이 든 만화이자 어른의 만화다. 가라한과 아라, 소서노와 마리한까지 모두 각자의 고뇌와 회한을 삭여낸 얼굴을 지니고 있다. 1권과 12권을 비교해 본다면 금세 깨닫게 될 것이다. 환한 젊음으로 빛났지만 어른인 체해야 했고 그래서 상처받았던 그들이 어떻게 '진짜 어른'이 되었는지. 더불어 작가가 작품과 독자와 함께 세월을 보내고 나이들어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불의 검>은 몸소 증명하고 있다.

삶은 결국 사랑이다

<불의 검> 결말은 전반부에 비해 더 스피디하게 전개된다. 그동안 등장했던 작은 캐릭터들도 저마다 한번씩 얼굴을 내민다. 그렇다고 잡다하게 들락거리지는 않는다. 한 많은 민초들의 사연사연이 모여 <불의 검>을 이루었으니, 그들의 삶의 단편이라도 보여 주고 결말을 짓는 것도 당연하다. 온갖 인물을 등장시키며 칸을 분할하거나 페이지 전체를 한껏 활용하는 연출력, 다른 어떤 장면보다도 공을 들인 카르마키 대 아무르의 전투 신은 김혜린이라는 작가가 더 이상 무얼 요구하지 않아도 되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 준다. 그 탄탄한 내공의 위력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보는 이의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뭐니 뭐니 해도 <불의 검>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가라한과 아라의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이냐다. 그 점에서 <불의 검> 완결편이 많은 것을 답해주진 않는다. 아라와 가라한의 사랑을 보여 주는 장면은 11권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지만 철검인 '불의 검'을 아무르 사람들에게 가져다준 아라는 가라한과 함께 아무르의 삶을 받쳐주는 넉넉한 대지가 된다. "에둘러서 말해 왔지만 결국 사랑이 중요하죠. 아무리 고리타분한 얘기 같아도 사랑이 관건이에요. 늘 100%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사랑한다면, 그래도 괜찮지 않겠나 싶은 거죠"라는 김혜린 작가의 말은 숱한 풍파에 시달린 두 주인공과 그들을 사랑했던 독자들을 위로해줄 만하다. 게다가 아라로 대표되는 여성의 단아하고 넉넉한 이미지는 <불의 검> 대미를 장식한다. 오래전부터 전쟁 같은 삶이 부서지지 않도록 세상을 단단히 받쳐온 힘은 여성에게 있다고 작가는 넌지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겐 희미한 기억이겠지만 <불의 검> 1권의 첫 장면은 빛의 머리 거인의 전설을 듣던 어린 가라한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아무르족의 신화인 빛의 머리 거인의 전설은 마귀와 괴수를 물리친 거인이 미소를 짓고 그 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잠이 들어 거대한 산이 됐다는 이야기다. 할머니의 할머니 말씀에 따라 자꾸만 해뜨는 쪽으로 가면 그 크고 하얀 산을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은 바로 백두산에 얽힌 전설이기도 하다. 이 전설은 마치 숙명처럼 <불의 검>이 장대한 여정을 끝마치는 지표가 된다. 빛의 머리 거인의 땅에 정착한 아무르인들의 서사 판타지 <불의 검>은 12년 만에 아름답고 건강한 모습으로 한 시대의 막을 내린다. 김혜린 작가는 <불의 검>을 완성한 소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사랑하던 내 아이가 아장아장 걷는 순간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날 것 같은 느낌이죠. 끝내고 나니 마음에 쓸쓸한 바람이 붑니다."

하늘이 존재하는 한 인간의 역사는 끝나지 않는다. <불의 검>의 시점이 고조선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지만 아무르와 카르마키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현재를 살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과거, 선조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읊으며 또다시 반복될 세상을 살아나간다. 수많은 인물들의 삶과 욕망이 엉켜 있는 이 이야기는 김혜린 작가의 말처럼 "어디서부터 시작이고 어디까지가 끝이라고 말할 수 없다." 12월 말 출간되는 <불의 검> 12권은 아마도 2005년 상반기 순정 만화계 최대의 화제작이 될 것이다. 누구나 뜨거운 불칼 하나 가슴속에 벼르고 살아가는 이 시대, <불의 검>은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아직 아름다울 수 있음을 알려주는 만화다.

'하늘 아래 맨손, 맨발.

사람으로 난 죄뿐이니

다만 사람으로

서로 장히 어우러지게 하옵시라....' - 바리의 노래-

"<불의 검>은 건강한 야만의 노래"

김혜린 작가 인터뷰

벌써 12년이라니 세월 참 많이 흘렀다.

이렇게까지 오래 끌 작품이 아니었는데.(웃음) 생각은 2000년도 되기 전에 다 해놨지만 왜 작업이 진척 안 됐는지는 딱히 설명하기 애매하다.

놀랍게도 모두들 행복해진다.

중간에 독자들이 누가 죽는다고 속상해 할 때 난 혼자 '그래도 이건 엔딩이 해피한데...'라고 계속 생각했다.(웃음) 열린 엔딩은 이상향이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한 단면을 보여 준 것뿐이다. 그게 완성된 사회나 파라다이스라는 얘긴 절대 아니다.

다음 세대들의 이야기도 꽤 많이 나온다.

뒷일은 나도 모르겠다.(웃음) 가라한과 아라의 아이들, 마리한의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해갈지 두고 봐야 알 일이라 열린 상태로 얘기를 끝낸 거다. 가라한과 아라의 다음 세대는 매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불의 검>은 원래 활달한 야만의 노래다. 건강하고 싱싱한 삶에 대한 희망이랄까. 그런 것을 담으려 했다.

전반부에는 가라한과 아라의 사랑을 그리다가 후반부에 이르면 음모와 배신, 정치와 부족의 운명 등을 다루며 좀 더 틀을 확장시켰다.

스토리가 헤쳐 모이는 중에 그렇게 된 거다. 12권에서는 아라와 산마로가 같이 있는 장면도 거의 없다. 이제 더 이상 곧 죽을 것 같은 정열로 살아가는 때가 아니니까. 서로 정말 믿고 의지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 전체를 받치고 있는 인물은 아라다. 실제로 <불의 검>은 여자들이 이 이야기를 받치고 있다. 그걸 독자들이 몰라주면 할 수 없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왜 <불의 검>을 그리게 된 걸까?

그냥... 해볼까 싶었다. 처음 작품을 시작할 때 머릿속에서 뭔가 펑 터진다. 좀처럼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닌데 일단 터지고 나면 아무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도 덤벼들게 된다. 무속적으로 표현하자면 확실히 접신과 같은 느낌이 있다. .

<불의 검>을 끝내면서 그래도 아쉬운 게 있다면?

독자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아쉬움이 있다. 철을 만든다는 것. 철기 문화가 이야기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보여 주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대다수의 순정 만화들과 달리 <불의 검> 인물들은 완벽한 영웅이 아니다.

사실 <불의 검>은 신파 정서 빼면 쓰러지는 작품이다. 그래서 대단한 철학적인 것으로 이상하게 치장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가 좀 더 나이가 들었고 좀 더 편하게 인물들을 다루게 됐다는 점이 캐릭터를 완벽하지 않은 인간으로 만든 거 같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 차고 넘친다. 12권에 와서 특히.

오죽했으면 그랬겠나.(웃음) 나는 희망이 넘치는 사람은 못 되는데. 인간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는 건 오히려 현실은 그렇게 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완결된 <불의 검>을 보고 나니 남자든 여자든 모든 캐릭터들이 성장했다.

모두들 자신의 본질이랄까 욕망이랄까 거기에 충실하기로 했다고 해야 하나. 아라도 소녀에서 여인이 된 거고. 가라한도 소년에서 성인 남자가 된 거고. 그런데 나이가 들기 전에는 어른이 대단한 존재인 줄 알았는데 나이 들어보면 진짜 어른이 되긴 쉽지 않다. 능청스러워지고 위기 관리 능력도 늘어나지만 그건 삶의 혜안을 갖게 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경험의 힘, 기술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 사람이 그것만 가지고 살겠나. 그래서 내 얘긴, 하늘도 보고 땅도 보자는 거다.

<불의 검> 외에도 연재 중단 중인 <광야>를 다시 그릴 계획이 있나?

새해가 되면 시작할 거다. 내년 1월부터 당장 시작하기는 힘들 거 같지만 준비 중이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니 하기 싫은 마음도 있다. <광야>는 그냥 지지부진하게 살아가는 군상 이야기다. 근데 내가 왜 그 시대를 잡았을까. 하필 1930년대라는 암흑 시대를.(웃음)

혼란했던 시기에 늘 매력을 느끼나 보다

평화로운 시대에 아기자기하게 사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내 심장은 혼란기에 빨리 반응한다.

모든 사람이 마음에 '불의 검'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말했었는데.

'불의 검'은 일종의 자아 같은 거다. 그게 상처받으면 사람은 못 견딘다. 평소에 잊고 살다가 어떨 때 미쳐서 벌떡대는 그 칼을 빛나게 하느냐, 녹슬게 만드느냐는 자신의 몫이다.

사진 서지형 기자
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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