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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1-06 14:14
일본 '망가'이어 한국 '만화' 뜬다 (중앙일보)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3,002  
2004년 11월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에 실린 짤막한 기사 한 건 때문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 공포영화 '인형사'의 리메이크(같은 소재로 영화를 다시 만드는 일) 판권이 미라맥스에 팔렸다는 소식에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 구매 담당자들이 "왜 미리 귀띔조차 해주지 않았느냐"며 한국 측에 항의해 온 것이다.

'인형사'의 해외 판권 대행사인 씨네클릭아시아 서영주 이사는 "한국영화 리메이크 계약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늘 있는 반응"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7월 국내 개봉한 '인형사'의 흥행 성적은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산'이기 때문에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된 것이다.


"5년 전만 해도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관계자들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이제는 저쪽에서 먼저 우리한테 미팅 스케줄을 잡아달라고 요구한다."(CJ 엔터테인먼트 해외팀 박이범 팀장)


할리우드 영화의 국내 직배에 반대해 영화관에 뱀을 풀어놓는 소동까지 벌어진 것이 불과 십여년 전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변화다. 2001년 '조폭 마누라'가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95만달러(약 10억원)에 미라맥스와 리메이크 계약을 한 데 이어 지금까지 20편 가까운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이 할리우드에 팔렸다. 이 가운데 '장화, 홍련'은 2003년 파라마운트.MGM 등 5개 메이저 스튜디오가 공개입찰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200만달러(계약금 100만달러에 영화화하면 추가로 100만달러)를 부른 드림웍스로 넘어갔다.


최근 몇년 새 할리우드는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영화 리메이크 판권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공개입찰까지 하며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경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장화, 홍련' 이전에 아시아 영화로는 최고가에 팔린 홍콩영화 '무간도'(175만달러)와 스웨덴 코미디 '깝스'정도가 손에 꼽힌다.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 수출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기 마련인 문화'(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국제마케팅팀 전현택 팀장)의 역류(逆流)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프트 역전(逆戰)의 전조인 셈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소프트 역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TV가 대표적이다. 불은 역시 '겨울연가'가 댕겼다. 일본 지상파 방송 프라임 시간대는 요즘 '천국의 계단''아름다운 날들''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한국 드라마가 할리우드 시리즈물이나 일본 드라마를 제치고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다.


KBS 방송문화연구팀 김호석 연구원은 "시청자들은 품질이 비슷할 경우 자국 프로그램을 선호한다"며 "한국 드라마의 주요 방송, 주요 시간대 편성은 한국 소프트의 경쟁력 우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말한다.


한국영화도 일본에선 이미 할리우드 영화보다 더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TV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은 일본 회사끼리 가격경쟁이 붙어 수출 최고가를 연거푸 경신하며 각각 270만달러와 320만달러에 팔렸다.'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개봉 첫주(2004년 12월 11일) 일본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일본 '망가(漫)'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한국 만화도 급성장 중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박성식 만화팀장은 "일본은 아직 넘기 힘든 산"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전통적 만화 강국인 미국과 프랑스.독일 시장에서 한국 만화의 성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프랑스 만화 사이트에선 일본어 발음 '망가(Manga)' 외에 '만화(Manhwa)'도 쓰이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에선 만화 전문 출판사 시베데(SeeBD)가 한국 만화를 전문으로 출판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을 90만유로(약 12억8000만원)에서 450만유로로 5배나 올리며 업계 순위 8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동남아 시장에 주력하던 2002년 70만달러에 불과하던 판권 수출액은 미국.유럽 시장 진입에 힘입어 2003년 500만달러로 7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우리 소프트가 왜 선진국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임 분야에서도 현재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온라인 게임뿐 아니라 콘솔 게임(비디오 게임)까지 팔리고 있다.


소프트맥스가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PS2) 타이틀 '마그나카르타'는 본고장 일본에서 지난해 11월 발매 첫날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게임 엑스박스(XBOX)용 타이틀 '킹덤 언더 파이어'는 지난해 10월 북미에 출시돼 25만 개 이상 팔려 판매순위 5위권에 올랐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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