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9-08 17:14
<이영미의 만화가게>죽고 죽이는 이민족간의 싸움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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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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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구'::) 러시아 학교인질 사태로 1000여 명 가까이 사상자가 발생했다.
무력진압으로 비극적 종결을 맞은 이 사고를 보고, 누가 옳다 그 르다의 판단을 떠나 누구나 민족간 분쟁에 대해 몸서리쳤을 것이 다. 더욱이 체첸과 러시아는 이민족이 갖는 갈등 외에도 유전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얽혀있지 않은가.
다만 최근 빈발하는 전쟁이나 테러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점에 서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고 씁쓸할 따름이다. 한숨 반 , 관심 반으로 이 만화를 골랐다.
단구(박중기, 학산, 현3권·사진). 연대를 알 수 없는 어느 해.
쿠카이 지역 국경에서는 지배 민족 ‘쿠가이’와 ‘마누트’족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쿠가이족은 신기를 받아 가공할 힘을 소 유한 만신 무사족을 두려워한다. 쿠가이족은 이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장군과 자객들을 지역 곳곳에 투입하고 쿠가이의 장군 유?事?만신무사 ‘아량’을 살해한다. 그 뒤 만신무사들은 거의 죽 거나 도망쳐 이 지역에서 자취를 감춘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아량의 충직한 부하 바투가 아량의 어린 딸 야키를 데리고 숨어 살아가고 있음이 밝혀진다. 그러나 멸족을 하려는 쿠가이의 유달 일행이 이들을 발견하고 쫓기 시작하고, 얼마 남지 않은 만신족들은 쫓기는 와중에도 야키를 보호해 명맥 을 유지하려 한다.
쿠가이의 무사 발크와 사투를 벌이다가 초죽음이 돼 숙소로 돌아 온 바투는 일족이자 옛 친구 겐지에게 야키를 맡긴다.
한편 마누트족은 쿠가이 족을 물리치기 위해 만신무사 호라칸을 영입하려고 한다. 칼을 휘두르고 몸을 날리는 장면의 역동성을 한층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동작의 유연한 묘사보다 살아 번 득이는 인물들의 눈빛이다. ‘배가본드’류의 선 굵은 무술 만화 들보다 더욱 힘이 넘치는 선과 그림이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이다.
죽고 죽이는 민족의 갈등과 전쟁의 문제를 만화로 접할 때는 이 처럼 재미가 넘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마냥 안타까운 요즘이다.
만화스토리작가 klavenda@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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