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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4-25 23:13
스물두살 둘리의 독도 방문기 (콘진CT뉴스)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3,522  
여행을 마치고 난 후 울릉도 선착장에서.

버스로 여섯 시간 이상, 울릉도 행 배 안에서 4시간 이상. 울릉도까지의 여정은 결코 쉽지 만은 않았답니다.

초행길인 터라 더듬더듬 가던 길에 차량 바퀴마저 펑크가 나는 해프닝이 벌어져 출항시간을 코앞에 두고 간신히 울릉도행 배 시간에 맞출 수 있었는가 하면 그 배를 타고도 높은 파도를 만나 예정보다 1시간 이상이 늦어져서야 울릉도에 도착할 수 있었죠.

하지만 울릉도까지의 힘든 여정보다도 안타까웠던 것은 파도가 높아 독도행 배가 아예 뜨지도 못한다는 소식이었어요. 하늘은 화창하기만 한데 바다는 어째서 속 깊은 심술을 내는지 …. 혹시 독도는 평화롭던 나날을 일본의 가당찮은 말들로 침해당하는 것이 기분 나빠서는 아닐까요?

일행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더욱 씩씩하게 마음을 무장하여 울릉도 사동에 위치한 ‘울릉독도 경비대’를 만나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작지만 알차게 꾸며져 있는 부대에 들어서자 씩씩한 경비대원들이 우리 일행들을 따뜻한 박수로 맞아주셨죠.

생일잔치는 경비대 부대 내의 강당에서 진행됐습니다. 제 생일을 위해 특별히 울릉초등학교의 21명의 어린이와 배석환 울릉경비대장을 비롯한 대원 30여명, 우리 아빠(김수정 작가),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 홍건표 부천시장 등이 참석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왜 21명의 어린이를 초대한 거냐고요? 그건 올해가 제 스물두번째 생일이기 때문이랍니다. 스물둘이라는 숫자에 맞춰 21명의 울릉초등학교 학생을 초대한 것이죠. 그리고 빈 자리는 바로 북한 어린이를 위한 자리. 일부러 한 자리를 비워 마련한 것이랍니다.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곧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하면서요.

울릉초등학교 학생회장 석원민(13)양과 부학생회장 부동기(13)군이 어린이 헌장을 낭독하는 모습.
“독도는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해야만 하며 자연환경이 망가지는 일은 막아야만 한다.” 울릉초등학교 학생회장 석원민(13)양과 부학생회장 부동기(13)군은 우렁찬 목소리로 '어린이 독도 헌장'을 낭독했습니다. 헌장 낭독이 끝나자 울릉초등학교 학생 19명으로 구성된 고적대가 '독도는 우리 땅'을 연주했는데 그 솜씨가 정말로 일품이었어요. 감동적이었죠.

독도, 지구환경, 평화, 꿈 등 4개로 나눠진 어린이 독도 헌장은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구 위의 모든 생명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다짐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총 13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독도에 사는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보호받아야 하며 사람들의 욕심으로 상처입어서는 안 된다', '독도와 이어진 지구의 모든 바다는 사람들의 욕심으로 오염시켜선 안 된다', '특정한 사람들을 위해 자연과 어린이가 상처받아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헌장은 다음달 열리는 모의 어린이 국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될 예정이랍니다.

어린이들이 쓴 편지들을 경비대에 전달하는 모습.
헌장 낭독에 이어 지난 16일 부천 상일 초등학교와 둘리의 거리에서 진행한 생일잔치 현장에서 받아온 독도 경비대 분들에게 쓴 위문편지와 지난 18일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장애어린이들을 초대해 함께 한 둘리의 미니 생일잔치에서 모은 위문편지, 온라인 Hi Dooly 사이트에서 이벤트를 통해 모여진 위문편지 등 총 150여 통의 편지들이 전달됐어요. 이밖에도 만화책 500여권, 만화가 15명의 서명과 독도사랑 메시지를 담은 게시판도 함께 전해졌죠. 특히 동영상으로 만든 독도 경비대에게 전하는 어린이들의 메시지는 경비대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답니다.

스물두살 기념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
고적대의 생일축하곡 연주에 맞춰 22개의 초를 끄며 참석한 어린이들과 함께 생일케이크를 잘랐습니다. 둘리와 고적대 어린이, 마이콜로 분한 경비대원 아저씨까지 함께해 생일잔치는 더욱 신나고 즐거웠어요.

다음 날, 독도행 배가 뜬다는 소식에 일행은 부푼 가슴을 안고 뱃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파도에 독도 선착장에 닿을 수 없었답니다. 먼발치에서나마 독도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지만 특별하고 행복한 생일인 것만은 분명했답니다.

어린이 여러분, 경비대분들, 그리고 저 둘리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 모두모두 사랑해요.

여러분의 사랑속에 스물두살을 맞은 아기공룡 둘리 올림.

※1983년 월간 <보물섬> 4월호에 처음 등장한 둘리는 22년 동안 꾸준히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둘리의 생일인 22일은 ‘둘리’라는 이름에서 따왔다. 둘리는 탄생 20주년이었던 2003년부터 매해 생일잔치를 열어왔다.

축하공연을 펼쳐준 고적대 어린이들과 독도경비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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