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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5-04 20:37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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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이 공에 쨍그랑 깨지면서 아들이 도망간다. 아버지는 화가 나 쫓아나간다. 시간이 지나도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버지 머리엔 땀방울이 맺히고, 그는 시계 앞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길거리에선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이름을 불러
본다. 그 다음 장면. 문 앞에 이르렀을 때 아까 사고 난 창의 옆 창에서 공이 튀어나오며 아버지의 머리를 친다. 아버지는 화를 내는 대신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꼭 껴안는다.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콧수염을 기른 아버지와 개구쟁이 아들, 이
두 사람은 전 세계의 아버지와 아들을 상징하는 영원한 화신이 됐다.
이 책은 1934년부터 37년까지 독일 베를린 일루스트리에르테
신문에 연재된 만화 <아버지와 아들>의 모음집이다. 만화 만평 작가 에리히 오저의 혼이 담긴 작품으로 유명하다. 에리히 오저는 나치
정부에 대한 비판적 만화로 취업금지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들>로 만화 공모전에서 우승하며 나치 정부가 연재를 허락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비정치 만화라는 것을 전제로. 연재를 마친 그는 1944년 반정부 발언으로 비밀 경찰에 고발당하고 사형 언도 하루 전 구속
상태에서 자살로 생을 끝맺는다.
이 만화에서 개구쟁이 아들은 항상 말썽만 부리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를 위해 멋진 생일 파티를 준비한다. 다른
일을 하는 것 같지만 두 사람은 비슷한 습관, 비슷한 동작을 하고 있다. 부전자전이다. 아버지, 당신이 옆에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새만화책 간. 가격 1만 2000원.
장상용 기자<enisei@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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