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이충희(38). 제주에서 태어나 열한 살때부터 만화가의 꿈을
쫒아 응용미술을 공부하고 만화가 문하생 생활을 하다 고향에 내려와 개인전, 미술단체전과 잡지 등에 만화를 그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월간
‘작은책'에 ‘삶이 있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그의 별칭은 ‘전업 주부 만화가 아빠'. 그가 오랫동안 아이의 아토피와 씨름을 하면서 보낸
시간들을 만화로 엮어 한권이 책으로 펴냈다.
들이 아빠의 아토피 육아기라는 부제가 붙은 ‘아빠, 가려워'.(청년사 刊) 딸 들이는 돌 무렵부터 다섯 살이 된 지금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토피를 앓고 있다.
만화가로 전업주부로 아이를 키우는 김충희는 그날 그날 전쟁과 같은 아토피와의 일상을 만화로 옮겼고, 한권의 책이 탄생했다.
항상 가려운 들이와 만화가인 아빠, 집안 경제를 책임진 엄마, 가족 걱정에 노심초사하는 할머니가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 많은 에피소드가
하나의 큰 줄기를 구성하며 진행되는 이 책에는 들이가 아토피로 병원을 전전하는 모습, 아토피에 좋다는 것은 모두 사오는 엄마, 민간신앙에
의지하는 어머니와 부부가 겪는 세대 간의 갈등 등 들이네 가족이 아토피로 인해 좌충우돌하는 모습들이 생생히 담겨있다.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비단 아토피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와 같은 세대들이 일상에서 겪는 것들로, 공감과 감동을
더해 준다.
작가는 나아가 아토피를 경험하면서 원인을 곱씹어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다소 형이상학적인 실천의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언제까지 낫지 않을 것처럼 견고하게 닫혀 있던 들이의 몸도 어느덧 변화하기 시작하고, 희망의 다름 이름으로 다가온다.
최민희씨(‘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 저자)는 “아토피는 결코 개인적 차원에서 이겨 낼 수 있는 성질의 질병이 아니다. 이 작품을 통해
아토피안과 그 가족의 아픔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