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9-16 13:14
<이영미의 만화가게>청순한 입양여고생의 행복찾기 `가족의 의미` 되새겨 감동두배(문화일보)
|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242
|
요즘 필자가 빠져 사는 미니시리즈 ‘아일랜드’를 포함해 현재 방영중인 ‘입양’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네 편이나 된다. ‘입 양’으로 인한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가 새로운 소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은, 이 만화 ‘현재진행형 ING’(강경옥, 전4권)를 새로 본 최근이다. 나온 지 10년도 넘었지만, 그림이나 연출 면 에서 지금 봐도 새롭고 흥미롭다.
여고 배구선수 선영이는 양부모 밑에서 특별히 불편을 느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별스럽게 행복할 것도 없는 평범한 아이다. 감 정표현이 미숙하고 말이 없는 아이지만 본래 누구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을 가진 소녀다. 부모의 소원이 S대에 합격하는 것임 을 안 선영이는 배구를 포기하고 성적으로 S대에 합격하기로 마 음먹는다.
어렵게 소개받아 사귀는 남자친구 상규와 만나는 것을 낙으로 삼 고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며 하루하루를 지낸다. 어쩌면 흉기를 품고 사는 사람처럼 단단하게 긴장하던 날들이었다. 적어도 표현 에 미숙하지만 예민한 선영이에게 있어서는…. 선영의 억누른 감 정과 갈등이 터졌던 때는 좋아하던 상규가 미국으로 떠나던 늦?÷뼈?어느 날이 아니었다. 그보다 먼저, 떨어진 성적표를 숨겼 다가 심하게 야단을 맞던 날 상규의 전화를 받던 때였다. 친부모 의 기대 때문에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고 야단하는 양부모가 야속해 선영이는 억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킨다.
보통 사람에겐 공기와 물처럼 너무 친숙해 존재감조차 못 느끼고 지내는 가족이지만, 입양아에다 사춘기인 선영의 오랜 시간 복 잡하게 얽혀 쌓여있던 가족에 대한 의미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장 면이었다. 가깝고 편해서 트림하고 방귀 뀌고도 스스럼없는 대개 의 가족이라면 이해 못할 것이 가족이라는 의미가 아닐지. 무거 운 주제를 제대로 압축한 연출의 묘미를 새로 읽으면서 최근 일부 드라마들은 이 속 깊은 의미를 너무 가볍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 가 하는 아쉬움도 가져본다.
만화스토리작가 klavenda@empal.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