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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2-24 11:20
"<천국의 신화>? 신명이 없어졌어요"(오마이뉴스)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3,099  
기자의 어린 시절 꿈과 낭만의 나래를 펼치는 곳엔 어김없이 ‘까치’와 ‘엄지’가 있었다. 우수에 찬 눈빛에서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지고 한 여자에 대한 무한한 사랑에서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던 까치. 한없이 나약하고 가냘픈 모습으로 보호 본능을 자극하지만 누구보다 강인하게 삶을 개척하며 운명적인 사랑을 갈구하던 엄지.

까치와 엄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까치와 엄지는 만화 속에 머문 캐릭터가 아니었다. 삶의 한 부분이었다. 기자처럼 만화가 이현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꿈과 낭만을 이야기할 때 까치와 엄지를 빼놓을 수 없다. 어린 시절 꿈과 낭만 때문이었을까? 만화가 이현세(51)씨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떨렸다.

▲ 신임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에 취임한 만화가 이현세씨.
ⓒ2005 안소현
짧게 자른 머리, 청바지와 롱코트 차림으로 한 눈에 봐도 ‘작가’임을 느끼게 한 이씨는 기자를 보자마자 “오마이뉴스?”하며 반갑게 악수를 청하셨다.

지난 21일 시원함과 꾸밈없는 순수함을 느끼게 했던 즐거운 만남은 <오마이뉴스> 예비 시민기자 안소현(24)씨와 함께 그의 화실에서 12시부터 2시간 동안 이뤄졌다.

“작업실 조용하죠? 내가 작업할 때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음악도 없어요. 예전엔 음악을 들었었는데 김건모씨 이후로 딱 끊었어요. 이해가 안 되고 귀에 안 들어오니 신경이 쓰이고, 신경을 쓰다 보니 작업에 몰두할 수가 없더라고요. 현대적인 음악에서 멀어져서인지 현대물에서도 멀어지게 되었고.”

6층 건물 맨 위층에 자리잡은 화실은 정말 조용했다. 아니 적막하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선생님은 요즘 음악은 이해를 못하기에 안 듣는다며 그 영향은 작품에도 미친다고 했다. 햄버거와 힙합을 모르면서, 그것을 즐기는 친구들의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지난 1월 17일 한국만화가협회 신임회장에 취임했다. 1982년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한국의 만화 열풍을 이끌며 만화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스타만화가 회장이 탄생한 것이다. 만화산업과 관련 그에게 거는 사람들의 기대는 특별한 것 같다. 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물었다.

“내부로는 젊은 작가들과 선배 작가들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부터 외부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만화산업 전반에 대한 검토까지 할 일이 참 많아요. 제가 워낙 대중적이고 발도 넓다 보니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날 수 있어요. 그래서 협회 회장에 앉혀 놓은 건지도 모르죠.

현재 오프라인 잡지는 고사상태에요. 출판사의 홍보수준에 머물고 있는 잡지는 매달 1권, 정해진 작가 숫자, 작가당 배정된 쪽수 등 문제가 많아요. 예를 들어 한 작가당 20쪽이 배정됐다고 치면 작품의 전개상 한 쪽을 더 그리거나 덜 그리고 싶어도 무조건 쪽수를 채워야 하는 구조죠. 안 그러면 다른 작가들이 피해를 보니까요. 또 정해진 작가 숫자와 쪽수 때문에 신인작가가 데뷔하기는 무척 힘들죠.

요즘은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만화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죠. 극히 소수에 국한됐고 너무 폐쇄적이에요. 인기작가 사이트에서 그 만화만 보고 그냥 나와 버리거든요. 대본소와 서점은 다르잖아요. 새로운 만화책이 나왔나 만화가게를 갔을 때 다른 손님이 그 책을 보고 있다거나 아직 안 나왔거나 하면 얼마든지 다른 만화를 볼 수 있거든요. 서점도 여러 만화책을 두루 살펴볼 수 있고요. 온라인은 안 그렇잖아요.”

"<보물섬> 같은 온가족이 함께 보는 온라인웹진을 만들 겁니다"

그는 만화를 살리려면 시대의 변화와 만화 소비층의 변화된 성격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했다.

“만화시장을 유아용, 청소년, 19세ㆍ성인용 등으로 너무 세분화시켜 놨어요. 유아용은 표현의 제약에 따라 매일 선생님 같은 말만 되풀이하니까 창작 의욕이 떨어지고, 성인용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성인물 표시를 해야 되니 모두 불량하고 음란하다는 이미지죠. 만화시장에서 유아와 성인 양 쪽이 궤멸됐어요. 오직 청소년들, 10대 중심의 만화를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지금 청소년들에게 만화가 어떤 존재에요? 용돈의 범위에서 영화나 게임 등 다른 것 다 즐기고 남는 돈으로 선택하는 게 만화입니다. 예전엔 어린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오락과 여가시간의 최상위에 만화가 있었지만 지금 청소년들에겐 그렇지 않아요. 메이저에서 마이너로 변했어요.”

그는 문제의 해답을 ‘온라인웹진’에서 찾았다. 창간하고 얼마 못 가서 사이트를 폐쇄하는 마니아 중심의 웹진이 아니라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웹진을 꿈꿨다.

“<보물섬> 같은 온가족이 함께 보는 온라인웹진을 만들 겁니다. 웹진의 지면 구성은 이쯤 될 겁니다. 30% 정도는 이두호, 고우영 선생님처럼 서사성과 작품성이 짙은 만화로 하고, 20% 정도는 공모전 수상자들의 작품 발표지면으로 활용했으면 해요. 공모전에서 입상한 유망한 신인작가들이 지면이 없으니까 ‘상금사냥꾼’화 되는 안타까운 현실이거든요.

나머지 50%는 기획성 만화로 구성하려 합니다. 사업가들이 좋아할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산업적 활용이 풍부한, 철저하게 기획된 만화를 보이는 거죠. 그리고 만화가협회 등 만화 관련 단체와 함께 의료, 법률 등 전문영역의 기획만화도 선보였으면 해요. 변호사와 시나리오 작가, 만화가 등이 함께 기획해서 새로운 만화를 만드는 거죠.”

▲ "표현의 자유는 헌법을 떠나 ‘가치’와 ‘창작정신’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인간발전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100% 보장해야 합니다."
ⓒ2005 안소현
그처럼 호되게 그리고 오랫동안 ‘작가적 상상력’에 대해 묻고 답했던 만화가는 없다. ‘음란과 폭력’이라는 족쇄를 채우려는 사법부와의 실랑이는 2003년 7월까지 6년이나 이어지고서야 끝났다. 그에게 <그때그사람들>의 최근 논란과 함께 <천국의 신화>로 인한 고생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 질문했다.

“<천국의 신화>의 ‘음란과 폭력’ 논란에 대한 무죄는 기분 좋은 승리감이 아니라 허망함을 느끼게 했어요. 판결문 내용도 모호하죠. ‘작가의 업적을 고려하고 작품 전체 흐름에서 이해해야 하니…’ 뭐 그런 식이죠.

표현의 자유는 헌법을 떠나 ‘가치’와 ‘창작정신’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인간발전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100% 보장해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정 문제된다면 사회의 다양한 의견과 여론을 수렴하며 공청회 등을 통해 논의를 해야 합니다. <천국의 신화>에서 보여줬듯 판검사 몇몇의 판단이 전부가 아닙니다. 사법부는 표현의 자유를 물리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되며 겸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필요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죠.”

"인간발전에 필요하다면 표현의 자유 100% 보장해야”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일까? <천국의 신화>는 애초 발해사까지 다루며 100권을 기획했으나 단군까지의 내용으로 50권 정도에서 끝낼 계획이란다. 사법부와의 실랑이 때문에 지친 것인지 다시 물었다.

“작가 이현세는 충동적이고 극단적이며 도전적이에요. 그리고 신명으로 작업을 하죠. 그런데 신명이 없어졌어요. <천국의 신화>를 단군에서 끝내려는 것도 신명이 없어졌기 때문이지 사법부 때문은 아니에요. 사실은 지금이라도 끝내고 싶은데 독자들과의 약속 때문에 계속 가는 거예요.”

이현세씨는 <천국의 신화>를 기획할 때 사법부와의 마찰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박혁거세, 대조영, 김유신 등을 다룰 때 생기는 역사와 인물의 해석 문제에 대한 ‘문중’ 사람들과 민족사학자들과의 문제를 걱정했다고 한다.

“사극 <조선왕조오백년>이나 <토정비결> 등의 예를 보더라도 역사와 인물 평가에 대한 문중 사람들의 압력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실제로 토정비결에 등장하는 모 인물에 대한 반발로 인해 작가가 2천만원 인가를 배상한 적도 있었죠. 전 그런 것을 걱정했는데 사법부가 난데없이 음란과 폭력을 들고 나왔어요.”

그는 인터뷰 동안 ‘신명’을 무척이나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은 너무도 충동적이며 즉흥적이라 했다. 이거다 싶으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의 작품은 스포츠와 역사, 공상과학에 이르기까지 손을 안댄 소재가 없다.

“종교가 없는 게 다행이에요. 종교가 없다는 건 소재의 다양성 면에서 큰 이점이 있거든요. 땡중을 그리기도 하고 고귀한 수녀를 그리기도 하고 파렴치한 목사를 그릴 수도 있거든요.

혈기 왕성할 때 <악마의 바이블>이라는 작품을 한 적이 있었는데 ‘루시퍼’는 동방의 신으로, ‘여호와’는 서방의 신으로 그렸어요. 루시퍼와 여호와는 천상에서 싸움을 벌이고, 까치와 마동탁은 지상에서 싸움을 벌이는 내용인데 당시 기독교계에서 엄청난 압력을 가해 왔어요. 그래서인지 유독 기독계가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도제시스템과 학교의 충돌, 궁극적으로는 만화시장 발전시킬 것"

그는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말고 다른 직함이 하나 더 있다. 세종대학교 영상만화학과 교수가 그 것이다. 현장에서 작품을 그리는 작가와 강의를 통해 이론과 실습을 가르치는 교수 사이에는 어떤 고민이 들어 있을까?

“요즘은 학교에서 이론을 습득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빨리 세울 수 있어서인지 언제든 작품을 내 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내공은 부족한데 ‘돈’에 연연하지 않고 열정만으로 작품을 하는 거죠. 그에 비해 예전 도제시스템(문하생 제도)에서는 스승의 철학과 이론, 실습을 받아들이며 오랜 시간 내공을 쌓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품 데뷔가 늦어지고 또 ‘돈’과 ‘히트’를 생각하다 보니 작품을 내 놓는 것이 조심스럽죠. 거기다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도 매우 어렵고요.

하지만 학교와 도제시스템의 충돌은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 겁니다. 궁극적으로는 만화의 내용과 형식의 변화를 꾀하며 만화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판단해요. 예전 충무로에 ‘뱀사건’을 일으켰던 영화시장이 지금은 매우 커져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영화가 유학파 출신과 현장 출신의 충돌에서 발전했듯이, 학교와 도제시스템의 충돌은 만화시장의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봅니다.”

▲ <오마이뉴스> 창간 5주년 축하글을 적는 이현세씨.
ⓒ2005 안소현
작가 이현세. 그를 지인들은 한결같이 소문난 주당으로 평한다. 쉰 줄에 막 들어선, 회장과 교수가 아닌 만화가 개인 이현세에 대해 여쭸다.

“내가 만화를 그린 줄 알았더니 술과 담배가 그렸다고 농담처럼 말해요. 이두호 선생님은 ‘엉덩이로 그린다’고 평하시면서 무거운 엉덩이의 대표가 저라고 학생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제가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는 긍정적이며 낙천적인 성격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꼭 해야 하는 몽상가적 기질도 빼 놓을 수 없고요. 또 하나 집중력과 지구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저를 지탱시키는 힘입니다.”

그는 살면서 잠을 청해 본 일이 없다고 한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매일같이 지쳐서 잠든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생활이 바뀌어서 ‘수면제’를 먹어야 하나 고민한다고 한다.

“예전엔 화실에 나와 집중해서 작품을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거나, 비디오는 몇 편 빌려서 새벽까지 보다가 지쳐 쓰려져 잠이 들었어요. 마지막까지 에너지를 쏟아내는 게 버릇이었는데 이젠 그러질 못해요. 회장이라는 직함이 있으니 오전 7시에 문화관광부에 들어가기도 하고 조찬회 모임도 있고 하면 일찍 잠을 청해야 하잖아요. 젊은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졸거나 하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들을 거고… 잠을 조절해야 한다는 게 엄청난 고통입니다.”

"내가 만화를 그린 줄 알았더니 술과 담배가 그렸다"

청바지에 롱코트 차림으로 새벽까지 포장마차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말씀하시는 모습이 상상이 된다. 그런데 그 좋아하는 새벽의 한가로움을 저당 잡혔다고 한다. 봉사.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했으니 이제 그 보답을 돌려 드리려 임기 3년의 만화가협회 회장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이왕 맞을 매라면 젊었을 때 맞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3년간 최선을 다해 봉사할 거예요. 사랑받은 만큼 돌려드려야죠. 팬들에게 만화 관련 사람들에게 모두요. 지금 하고 있는 연재는 2편인데 3년 후에는 연재도 안 할 거예요. 쫓기는 삶이 주는 피곤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고통이거든요.”

만화가 개인 이현세에 대해 물었는데 결국은 회장 활동에 대한 말이다. 기자의 우문이었던 셈이다. 이현세는 결코 개인일 수 없는가 보다. 그렇지만 개인 이현세에 대해 듣고 싶었다.

“3년 뒤 바닷가나 강이 보이는 곳에 맥주집이 있는 건물에서 살고 싶어요. 배를 타거나 보트를 몰면서 맥주를 마시고, 여름에는 벌거벗고 지내고 겨울엔 집 안에선 술을 마시며 그렇게 지내려고요. 그리고 술을 마실 수 있고 정열이 모두 소진할 때까지 작품을 그릴 겁니다. 아내는 지금도 설마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할 거에요. 하하하.”

몽상가, 낭만, 감성…. 그를 만나본 2시간 남짓 시간 동안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유쾌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여쭤도 스스럼없고 시원시원하게 답하는 모습에서 까치의 우수 어린 눈빛과 마동탁의 좋은 머리와 엄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함께 묻어났다. 조금 시간이 지나 한가해지고 포장마차가 생각날 때 연락주면 한 걸음에 달려와 포장마차 술동무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그와의 인사를 대신했다.

▲ <오마이뉴스> 창간 5주년 관련 글을 요청하자 즉석에서 그려준 까치와 축하 글.
ⓒ2005 안소현


최육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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