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우만연 웹진 > 문화계 소식  
 
작성일 : 04-10-11 10:13
창작 인프라가 문화콘텐츠 발전 초석(콘진CT뉴스)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387  
`창작산업으로서의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방안`에 대한 포럼이 지난 1일 역삼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열렸다.

한국의 만화산업은 5, 60년대 대본소 만화부터 8, 90년대의 전문만화잡지를 거쳐 90년대의 대여시장과 최근의 웹툰까지 나름의 흥행시스템을 구축하고 발전해왔다. 그만큼 내적 동력을 갖춘 국내 만화산업은 현재 웹툰과 교양학습만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으며 해외 수출도 급신장했다. 또 영화, 드라마, 코미디 등에서 ‘엽기’, ‘꽃미남’, ‘꽃미녀’ 등 만화적 코드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역삼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창작산업으로서의 만화·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방안’에 대한 포럼이 열렸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사)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토론회에서 만화산업의 체질개선과 발전전략, 창의적인 교육방안 등이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을 통해 논의됐다.

이날 포럼에는 박성식 문화콘텐츠진흥원 만화팀장과 황선길 홍익대학교 교수, 임청산 공주대 교수와 김현호 목원대학교 교수가 참석했다. 박성식 팀장은 ‘만화산업의 체질개선과 발전전략-원작산업화를 중심으로’를, 황선길 교수는 ‘애니메이션창작 교육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박성식 문화콘텐츠진흥원 만화팀장(사진왼쪽), 임청산 공주대 교수.

임청산 교수는 ‘한·미·일 만화영상관련학과의 교육과정 비교’에 대해, 김현호 교수는 ‘애니메이션 주문식 교육에 대하여’란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또 박석환 코믹플러스 기획실장과 강신길 애니메이션 감독, 이상원 한성대 교수, 김재웅 중앙대 교수가 패널로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만화 토대로 한 게임, 영화 제작은 세계적 트렌드

박성식 진흥원 만화산업팀장은 “만화의 원작산업화는 이제 초기단계에 진입했다. 다모와 풀하우스, 바람의 파이터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라그나로크, 오디션, 파페포포, 순정만화, 비천무, 궁, 아일랜드 등 10여편이 영상화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선길 홍익대학교 교수(사진왼쪽), 김현호 목원대학교 교수.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성식 팀장은 “만화산업을 원작산업으로 이해하고 구현하는 것은 세계적 트렌드다. 출판산업이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서 최근 몇몇 작품들을 통해 만화의 원작가치는 이미 검증되고 인정받았다”며 “게임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만화를 게임으로, 영화로 만들어 그 수익을 다시 국산 창작만화의 흥행시스템을 위해 재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만화의 원작산업화를 위해 ▲흥행 시스템의 복원과 국내 판매시장 활성화 ▲만화산업 R&D 투자 차원에서의 인력양성 ▲글로벌 비즈니스의 강화 ▲국내외 유관분야 전문가의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석환 코믹플러스 실장은 “만화의 원작산업화는 아주 고무적”이라면서도 “저작권관리가 체계적으로 잡혀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소스만을 제공하는 꼴이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원작산업화 전에 저작권 관리체계를 확실히 준비한 다음 원작산업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정부기관에 만화저작권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기구가 필요하다. 분쟁시 작가단체와 협회, 진흥원 등이 공동 대응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기구 설치가 선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차원의 인력양성 시급

이에 대해 박성식 팀장은 “다양한 작품이 경쟁하는 속에서 소수의 경쟁력 있는 작품이 발굴돼 원작산업화 하는 것이다. 다른 매체가 만화보다 차원이 높다거나 만화가 다른 매체화할 때 소위 ‘써먹기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여태까지 만화가 주도적으로 원작산업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좀더 체계적이고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랬을때 만화가 원작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원 한성대 교수(사진왼쪽), 강신길 감독.

또 “현재 만화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저작권조정심의위원회가 있어 이를 통해 저작권 침해시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표절여부 등을 가리기는 힘들기 때문에 만화만을 위한 심의위원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저작권관리체계는 시간을 들여 단계적으로 진행되야 하기 때문에 저작권관리 시스템이 원작산업화의 전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순수예술로서의 애니메이션 교육 강화

박석환 (주)코믹플러스 기획실장.
"창의적 작품을 위해 대학은 대중예술이 아닌 순수 예술로의 교육을 바탕에 둔 교육을 해야 한다.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며 이를 위해 대학 애니메이션관련학과의 전형방법과 커리큘럼이 여러모로 개선되야 한다고 본다.”

황선길 교수는 ‘창작 애니메이션 교육 발전방안’이라는 발제에서 우리작품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작업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대학은 창조적인 고급 애니메이터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입시는 창의력에 전혀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한 황선길 교수는 석고데생과 수채화에서 벗어나 창의력에 주안점을 둔 상황묘사 방법으로 입시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애니메이터 뿐 아니라 PD, 감독, 시나리오 작가, 촬영, 편집, 교육 분야 지망생을 위해 비실기 전형 선발도 동행해야 한다고.

이외에도 우리나라의 교과과정은 너무 실기에 편중돼 있으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존하는 과목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4년제 대학교육의 경우 특화된 교과목 정립이 필요하며 이론교육을 강화하고 창조적 전통기법 교육 강화로 학생들의 창작 능력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개선점을 설명했다.

애니메이션·만화학과 '만화영상'으로 통합 주창

임청산 교수는 ‘한·미·일 만화영상 관련학과의 교육과정 비교연구’를 통해 미국과 일본의 학제와 커리큘럼에 대한 최신정보를 발표했다.

임청산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 교육과정은 대학별로 특성화와 전문화가 뚜렷하며 첨단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강좌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교과목이 너무 세분되어 있어 대학간 통합운영이나 산학연 연계운용에 어려움이 있고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이론에 치우쳐 있다. 또 핸드드로잉보다는 컴퓨터그래픽을 선호해 기초적 실기연마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임 교수는 미국은 비주얼 아트 스쿨(SVA), 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와 미네아폴리스예술대학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이들 학과들은 대부분 이론보다 실기능력 강화를 위해 기초적 미술실기와 애니메이션 기법을 많이 가르치며 학생 개개인의 예술적 표현활동에 최대한의 배려를 한다. 다만 우리나라와 같이 컴퓨터 및 멀티미디어 분야에 대해서는 민감하지 않다.

일본은 일본의 경우 만화영상 관련학과는 몇 안될 뿐 아니라 개설초기라 아직 참고하기는 어려우나 신설학과부터 새로운 개념의 관련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또 교육과정도 기초적 미술실기와 만화실기가 축소되고 있으며 일본대학의 시스템이 전통보수적이지만 몇 년내에 더 많은 대학에서 만화영상 관련학과가 개설될 전망이다. 1979년 4년제로 승격된 쿄토세이카대학의 만화학과와 2003년 신설된 도쿄공예대학, 올해 애니메이션 전공을 개설한 쿄토조형예술대학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한편 임청산 교수는 국내의 애니메이션과 만화 관련학과의 경우 ‘만화영상’이라는 명칭으로 통합해 부르면 학과명, 학위명, 과목명 등에서 용어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학계와 산업체 윈-윈 위해 산학연계해야

김현호 교수는 ‘주문식 애니메이션교육의 발전방안’을 주제로 산학연계에 대해 발표했다. 산업체의 실정과 실무에 적합한 교육을 통해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이를 통해 산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주문식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전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주문식 교육이 신입생 정원대비 줄어든 수험생을 붙잡고 4년제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문식 교육은 공급자 중심의 교육에서 수요자인 고객 중심 교육으로 주체가 이동하는 것으로 철저한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김현호 교수는 이에 주문식 애니메이션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학은 산업체를 잘 선택해 행정부서와 교수진의 충분한 지원 아래 프로젝트의 관리와 지속적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산업체는 정확한 인력교육 주문과 재정지원 및 고용보장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OEM을 하는 업체가 아닌 창작애니메이션업체와의 주문식 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산업체의 마케팅 능력과 창작 마인드를 동시에 기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신길 감독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계는 OEM을 통해 기술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과 창작에 있어 많은 것을 배웠다”며 “하나의 원화를 제대로 그릴수 있는 사람이면 디렉팅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김현호 교수의 말에 반박했다.

허혜진 기자(newsinfo@kocca.or.kr)


트위터
이 게시물을 트위터로 소개하기

 
 

Total 418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3 난징대학살 日만화 ‘파문’ (경향신문) 김종범 10-12 2401
102 만화팬들아, 부천가자 (한겨레) 김종범 10-11 2228
101 창작 인프라가 문화콘텐츠 발전 초석(콘진CT… 김종범 10-11 2388
100 ‘풀하우스2’ 5대 포털 동시 연재 (일간스포… 김종범 10-11 2385
99 일본판 '임진왜란 만화' 등장…'불… 김종범 10-07 3146
98 부천만화축제, 만화보기 유·무료 논쟁 등 세… 김종범 10-06 2295
97 "단 5분만에 기분 잡치는 영화" 팀아메리카 논… 김종범 10-06 2107
96 MBC '다모', 영상만화로 제작 (스타뉴스… 김종범 10-06 2350
95 코믹플러스, 만화미디어포탈로 전환(콘진CT뉴… 김종범 10-06 2243
94 콘텐츠진흥원 2대원장에 서병문 전원장 취임 … 김종범 10-05 2023
93 美 애니메이션에 김정일 등장 (연합뉴스) 김종범 10-04 2101
92 만화의 모든 것 ‘부천만화축제’ 열려 (내일… 김종범 10-04 2141
91 'YOU & I'작가, 故김선일씨 만화 공개해(… 김종범 10-04 2464
90 태엽감긴 북한·나사풀린 미국 (경향신문) 김종범 10-02 2101
89 지구촌 출판계 달구는 한국 만화들 (중앙일보… 김종범 10-02 2194
   21  22  23  24  25  26  2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