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대규모
국제만화축제 패션쇼·장터·기획전 등 잇따라 10월 부천은 만화로 단풍들겠다. 국내 최대의 출판만화 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비코프)가 오는 14일부터 나흘간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등지에서 열린다. 올해로 7돌을 맞이하면서 ‘만화의 대중화’라는 취지에
맞게 내용이 더욱 푸짐해지고, 현재의 만화 위기를 감안해 산업적 성격도 강화한 게 눈에 띤다.
기둥 행사인 국제코믹북페어의 몸피가 커졌다. 학습만화까지 포함, 만화 관련서를 펴내는 국내 모든 출판사 71개 업체가 전시전에 참여한다.
벨기에·프랑스·일본 등 세계적 만화 강국을 포함, 해외 19개국 62개 출판사가 신간 만화 등을 내놓는다. 지난해엔 국내 60개, 해외 44개
업체에 머물렀다. 신진들에겐 만화사관학교라 불릴 만한 만화 동호회의 동인지도 15개가 선별, 전시된다. 모두 사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건 역시 기획전이다. 만화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기획전이 올해 더욱 참신해졌다.
몸통 행사인 한국만화 기네스전은 가장 오래된 만화책, 가장 오래 연재된 만화 등을 주제로 한국 만화의 풍성한 역사들을 파헤친다. 국민 4명
가운데 1명꼴로 사본 만화책이 있고, 18년간 한 잡지에 만화를 연재한 이도 있다. 140권째가 돼서야 이야기 하나를 갈무리한 만화도 있다.
지금의 만화가 받는 대접에 견주면 그 역사는 충분히 알찼고, 이러한 사실 자체가 특히 에세이툰, 엽기 코믹물 등만 편식한 신세대 독자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올 법도 하다. 비주류 만화계를 조명하고자 마련된 아시아만화 탐험전은 싱가포르·중국 등 11개 아시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만화를
소개한다. 특별히 말레이시아의 인기작가 가운데 레지 리를 집중 조명하며 아시아 만화를 다채롭게 조망한다. ‘검열에 대한 오마쥬’를 통해 만화
탄압사도 함께 짚어보고, 검열에서 부자유스러웠던 고우영·이현세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이밖에 만화와 패션산업의 연계 가능성을 점쳐보는 만화패션쇼, 코스튬플레이전, 중고책 등을 사고파는 만화장터 등이 열려 관람객들 발길이
잦겠다. 14일 개막식에서는 출판만화책 가운데 문화·산업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책을 아동/청소년/카툰/일반 등 4개 부문에서 선정, 비코프
만화상을 수여한다. 올해 처음이다. (032)320-3745.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