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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1-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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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사랑'으로 돌아온 강풀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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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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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순정만화가 왔어요~.”
슬슬 옆구리가 시린 계절. 따끈따끈한 군고구마와 코끝이 찡해지는 순정물이 자석처럼 청춘남녀를 잡아당긴다. 지난 겨울 순정만화라는 장르를 ‘순정만화’라는 제목으로 고유명사화한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른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30)이 다가올 겨울에 맞춰 후속 순정물로 팬들과 만난다. 다음달 1일부터 월요일과 목요일, 주2회 총 40회 예정으로 뉴스포털 미디어다음에 연재할 ‘순정만화2-바보’(이하 순정2).
당초 새로운 장르인 SF물을 할까 하다가 ‘겨울에는 순정물이 제격’인 것같아 ‘순정2’를 올리기로 했다. ‘순정1’은 씩씩한 여고생과 수줍음많은 노총각 직장인의 순수한 사랑을 그려 연재 당시는 물론 단행본 출간 후에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순정2’는 1편과 연작 성격이나 등장인물이나 줄거리는 전혀 다르다. 1편에 없던 부제 ‘바보’가 눈에 띈다는 질문으로 운을 뗐다.
“바보가 주인공이에요. 왜 동네에 가면 어디나 있는 ‘바보’요. 어릴 때 풍납동에서 자랐는데 그 동네에도 바보가 있었어요. ‘바보가 만약 사랑을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에서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어요.”
주인공은 27세의 ‘바보’ 지호. 동갑내기 초등학교 동창으로 외국에 피아노유학을 다녀온 ‘여1’에게 오래전 기억 속 ‘바보’가 아는 척 하며 다가가는 것으로 시작돼 삼각관계로 진행된다.
“바보이야기, 삼각관계 흔하죠. 그런데 제가 그런 진부한 이야기를 제 식대로 하는 것을 좋아해요.”
‘제 식’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강풀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첫 장편 연재작인 순정만화에 이어 올여름 웹에 연재한 미스터리심리썰렁물로 ‘이야기꾼’인 강풀의 능력을 공인받았다. 두 편 다 영화화가 결정돼 작업 중이며 ‘순정만화’가 ‘망가’제국 일본에 진출한 것은 그 능력을 방증한다. 소설가나 드라마작가 못지않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솜씨도 솜씨지만 강풀 만화에 감도는 따뜻한 감성은 또래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세대를 아우르는 그만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무엇보다 그의 순정만화는 ‘강풀 특허품’이라 할만하다. 남녀주연의 생김새나 배경 등이 여느 순정만화와 달리 지극히 ‘한국적’이다. 게다가 왕자와 공주, 킹카와 퀸카의 사랑이 아니라 외롭고 상처받은 사람과 사람의 이끌림을 다룬다. 작가의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순정이 넘친다.
‘강풀닷컴’으로 인터넷만화 붐을 주도한 그는 ‘똥만화가’-그가 지금도 그리는 만화의 한 축이 똥 등 엽기소재 만화다-에서 ‘순정만화가’로의 변신에 성공해 싱글벙글이다. 그러나 그의 ‘순박한 야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매년 겨울 순정만화를 그려볼까해요. 그래서 ‘강풀전집’을 완성하는 게 꿈입니다.”
성정은기자 mo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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