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하반기 오늘의 우리만화`는 순정만화의 초강세 속에 막을 내렸다. 이빈 씨 ▲
(왼쪽부터)도깨비 신부, 데자부, 안녕? 자두야!.
'2004년 하반기 오늘의 우리만화'는 순정만화의 초강세 속에 막을 내렸다. 이빈
씨의 순정만화 <안녕? 자두야!>, 말리의 순정만화 <도깨비 신부>, 스토리작가 윤인완 씨의 <데자부> 세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일간스포츠(IS)와 한국만화가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오늘의 우리만화'는 1999년부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만화를 시상하는 행사. 반기별로 그 기간에 가장 뛰어난 만화 세 편씩을 선정해 왔다.
자두라는 귀여운
캐릭터로 전 세대의 인기를 끈 이빈 씨, 한국형 도깨비를 형상화한 말리, 스토리의 중요성을 일깨운 윤인완 씨는 우리 만화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21일 문화관광부에서 열린다.
●말리의 <도깨비 신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말리의 데뷔작. 숙명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종합병원에서 약사로 일하다가 직장을 때려 치고 만화에 대한 집념 하나로 만들어낸
데뷔작.
2002년 끊겼던 부분을 올해 다시 이어가며 도깨비를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무당의 피를 이어받은 여주인공
선비가 귀신이나 도깨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면서 겪는 일을 그린 판타지 만화. 한국의 전통 문양이나 설화가 자연스럽게 현대와 만난
수작이다.
●이빈의 <안녕? 자두야!>
1970년대 초등학생 자두를 그린 가족 만화.
내년 잡지 연재 8년째를 맞는 장수 작품이기도 하다. 왈가닥 소녀 자두의 가정과 학교 생활은 보는 이에게 향수를 전한다. 펄펄 끓는 난로에 얹어
뜨거워진 양은 도시락을 골고루 흔들어 꿀맛 같은 '특제 도시락'을 만들던 이야기 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데자부>(대원씨아이 간)는 스토리 작가의 끈질긴 집념이 만든 작품이다.
윤인완 씨(28)는 만화가 양경일 씨와 공동으로 <아일랜드> <신암행어사>를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주목 받는 스토리 작가로
떠올랐다. <데자부>는 그의 스토리를 받은 여섯 명의 유명 만화가가 탄생시킨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이 중 네 편은 시공을 초월한
사랑의 판타지로 서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봄'은 673년 화랑 원술과 여우의 사랑, '여름'은 1945년 시인 윤동주와 일본군
여장교의 사랑, '가을'은 1995년 가수 김성재와 맹인 소녀의 사랑, '겨울'은 수천년 후 살아 남은 인간남녀의 사랑이다. 인연 때문에 환생을
해 만나게 되지만 비극은 계속되고 사랑은 다음 세상으로 미뤄지게 된다. 양경일, 윤승기, 김태형, 박성우 씨 등 유명 작가들이 그의 스토리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그렸다.
봄 편은 윤 씨의 데뷔작(1996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단행본이 8년 만에 완성됐기에 그
의미가 크다. 일본 연재 중인 <신암행어사> 때문에 일본에 건너가 있는 윤 씨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을 내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약 2년 전 가을 편을 그릴 때 가수 김성재 씨의 어머니를 설득하느라 고생했다. 그의 어머니는 죽은 아들이 작품 소재가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굉장히 장시간 설득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데자부>는 데뷔작이면서 미완성 작품이었는데 완성한 데다가
상까지 받아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나의 스토리로 여러 만화가들과 작업한 단행본을 다시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상용
기자 [enisei@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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