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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1-12 11:40
만화의 게임의 상관관계 보고서 <1> (경향게임스)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425  
만화의 게임의 상관관계 보고서 <1>
만화와 게임은 찰떡궁합?
만화소재 게임은 성공하는가. 실제로 이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존재치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수많은 게임들 중 상당수가 만화를 소재로 제작, 출시됐다는 사실이다. 그 성공 여부를 뒤로하고 만화가 게임의 소재로 활용되는 이유와, 그 대표작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집중 조명해 봤다.

만화 소재, 이유는 이것!
만화를 게임으로 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지도에 있다. 실제로도 인기만화들 대부분이 게임으로 제작,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인지도만으로 따진다면 만화 외에도 이를 대신할 문화는 무궁무진하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는 무얼까. 바로 만화와 게임의 구성 자체가 유사하다는 점이다. 만화가 그림과 스토리로 구성되는 만큼 게임의 기본 요소와 상당 부분 동일하며, 만화를 소재로 할 경우, 게임개발의 사전 작업 기간이 단축됨과 동시에 세계관이나 스토리, 캐릭터에 대한 완성도가 충실해진다는 점도 주요 원인이 됨은 두말하면 잔소리.

또한 만화와 게임 소비자의 유사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 이뿐 만이 아니다. 만화가 게임으로 제작될 요건은 연령층에서도 공통된 화폭을 이루고 있다. 주로 10대 중반에서 20대 중, 후반을 주요 소비자층으로 삼는 만화와 이와 비슷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잡고 제작되는 게임. 동일 연령대라는 특수성은 분명 게임과 만화의 관계를 진일보 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밖에.

이 밖에도 인기 만화는 이미 완성도 등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이뤄진 우수한 컨텐츠라는 점에서 게임으로 다시한번 제작, 만화와 게임 두 장르의 인기를 증폭 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만화 소재 게임의 역사
국내의 만화를 소재로 한 게임은 지난 1991년 출시됐던 패미컴용 횡스크롤 액션게임 ‘아기공룡 둘리’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게임의 소재로 만화 캐릭터들을 사용했다는 점 외에, 만화의 특색을 제대로 살리진 못했던 것이 현실.

이 같은 와중에 1996년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를 소재로 한 동명의 게임이 넥슨에서 개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람의 나라’는 만화를 소재로 한 최초의 게임인 동시에,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온라인게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후 신일숙 작가의 ‘리니지’가 ‘바람의 나라’에 이어 큰 성공을 거두자, 국내 온라인게임계는 만화를 소재로 한 게임 제작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라그나로크’와 ‘열혈강호’, ‘파천 일검’과 ‘프리스트’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만화를 소재로한 게임은 결코 온라인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삼국군영전’이나 ‘선녀강림’, ‘비천무’와 온라인게임으로도 제작됐던 ‘아일랜드’ 등이 모바일게임으로 제작, 만화의 인기를 등에 엎고 선전해왔다.

해외의 경우는 어떠한가
국내의 만화 소재 게임들이 만화의 성공이 검증된 후 제작되는 것과 달리, 일본 등 만화 컨텐츠의 선진국들은 만화 연재와 동시에 게임이 제작된다. 물론 캐릭터와 각종 상품도 동시에 발매, 원소스멀티유즈 개념을 상업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반다이의 ‘슈퍼 로봇 대전’시리즈와 ‘포캣몬’ 시리즈, ‘드래곤볼’시리즈와 ‘원피스’와 ‘슬램덩크’, ‘짱구는 못말려’ 등 거의 모든 만화들이 게임으로 제작됐다.
북미를 비롯한, 서양의 경우에는 만화보다는 영화 소재의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스타워즈’나 ‘윙커맨더’, ‘툼레이더’ 등이 대표적이며 소설 ‘듄’과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도 게임으로 제작, 높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현재의 만화와 게임의 관계
하나의 컨텐츠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 지난 세기라면, 이제는 하나의 문화 코드가 또다른 문화 코드를 창출해내고 있는 것이 현세기다. 실제로 만화가 게임으로 제작돼왔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성공한 게임이 다시 만화로 제작되는 사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메이플 스토리’와 ‘팡야!’, ‘포트리스’ 등이 만화로 선보이고 있으며, ‘통스통스’와 ‘오투잼’이 게임을 원작으로, 다시금 만화로 제작될 컨텐츠들이다.

이제 만화는 게임을 벗어나, 영화와 드라마 분야에까지 다양하게 재창조되고 있으며 ‘다모’와 ‘풀하우스’, ‘올드보이’ 등이 이미 성공적인 만화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만화와 게임은 각각의 분야에서 벗어나, 소설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산업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문제점은 없는가
만화를 게임으로 제작함에 있어 주의할 점 역시 다수 존재한다. 이미 ‘리니지’를 둘러싼 신일숙 작가와 엔씨소프트의 분쟁이 일었던 것처럼 제대로 된 관리가 없을 경우, 잡음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계약만 한 채 게임이 제작되지 않거나, 퀄리티가 상당히 떨어지는 경우를 비롯해 사업적으로 접근이 되지 않는 경우 등이 대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만화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게임개발사의 개발에 관한 일정을 관리하며 작가들이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법률적인 부분에의 장치나 단체 마련이 시급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규 산업으로 재창조됐을 때, 원 컨텐츠와 새롭게 제작된 컨텐츠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토대가 확실히 마련돼야 한다. 무분별한 다른 문화로의 진출에 앞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며 만화와 게임을 연결할 교두보 역할을 대행해주는 회사와 이를 감시할 정부부처가 필요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interview] 대원씨아이 원소스멀티유즈팀 오태엽 차장
기존에는 작가들이 직접 게임개발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게임개발사에 유리한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게임 역시도 만화의 컨텐츠에만 기대, 게임성이 떨어지는 작품들이 많았죠. 이는 작가들이 법률적인 부분에 대해 비전문성을 띨 수 밖에 없는 탓이죠.

이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선진화된 해외의 경우, 원소스멀티유즈는 하나의 문화 정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좋은 소재의 만화들이, 게임들이, 영화들이 다양한 문화로 발전되기 위해서도 작가들의 저작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야겠죠. 이럴 때에만 제대로된 원소스멀티유즈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interview] KRG소프트 열혈강호온라인 김동훈 기획자
만화를 소재로 게임을 제작한 이유는 만화의 작품성에 있습니다. 물론 게임화가 가능한지, 게임화 할 때 평가가 낮게 나타나지 않을지에 대한 다양한 각도에서의 검토가 필요하겠죠. 이 부분만 보완된다면, 누구나 다 아는 인지도 높은 인기 만화를 토대로 게임을 개발할 때, 타 게임에 비해 게이머들을 공략하는데 있어 상당히 수월할 수밖에 없고요.

마케팅적인 측면 역시도 신규 런칭한 게임보다 인지도를 높이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게이머들이 자신이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를 온라인게임을 통해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윤영진·윤아름기자 [angp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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