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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1-14 13:51
2005년을 기대하며 <3> 만화산업 (콘진CT뉴스)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416  


[기고] 2005년을 기대하며 <3> 만화산업

김남호 부장(오른쪽)과 한국 만화를 미국에 배급하는 스튜어트 레비 도쿄팝 대표
문화산업은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올 한해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일시적인 한류,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작품성과 퀄리티로 승부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CT뉴스에서는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2005년을 어떻게 내다보고,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그 세번째로 김남호 대원씨아이 국제부장의 글을 싣는다.<편집자주>


망가와 맞장떠도 지지않을 '만화'의 용트림

글 : 김남호 / 대원씨아이 국제부장


만화는 문화산업의 근간으로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주요한 원천 제작 소스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만화산업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중장기적 대안도 없는 상태로 방관되어 왔다.

대여 시장 위주의 구조와 후진국 형태의 유통시스템, 수출 마케팅능력 부족 및 만화 전문 인력의 수급불균형 등 현재 출판만화시장의 침체분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과제도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만화 산업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지 못해 만화를 중심으로 유관 산업간 미디어믹스(Media Mix)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었던 점은 산업적으로 커다란 경제적 손실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망가'와 맞장떠도 안진다

그러나 만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 해외진출의 기반 마련, 만화산업 진흥 중심의 제도개선 및 정책 추진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만화산업은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만화잡지 연재로부터 시작하여 만화 단행본, TV애니메이션, 극장용 애니메이션, OVA, TV 드라마, 실사영화, 캐릭터, 팬시, 게임, 비디오, DVD, 모바일, 광고 등의 산업으로 연계되는 거대한 산업군의 시장 규모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최근 국내 만화가 해외시장으로 날개 달린 듯 팔려 나가고 있다. 몇 년 전과 비교해볼때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는 아예 문화산업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한국‘만화’가 일본의 ‘망가’와 맞닥뜨려서도 쉽게 지지 않을 용트림을 시작한 것이다. 이 지면을 빌어 열악한 국내 만화 창작 여건 하에서도 휼륭한 작품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작가집단과 출판관계자 모두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로 한국만화가 진출을 시작한 이래, 2001년부터 한국만화의 세계무대로의 진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작년에만 약 600만달러 상당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괄목상대한 성적을 올렸다.

현재 프랑스(잡지명:'Tokebi'), 중국('薄荷少女', '頂尖少年'), 인도네시아('CHAMP'), 말레이시아('CHAMP') 등에서 한국만화로 구성된 만화잡지가 발행되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만화 단행본으로도 아시아를 포함한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미 30여개국에 한국만화가 번역 출판되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국내 작가의 해외 사인회가 미국 독일 프랑스 대만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진행되었고, 금년도에도 프랑스 앙굴렘 및 독일 라이프찌히 전시회 등에서 10여명 이상의 작가의 사인회가 예정되어 있다. 한국 만화에 열광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반증하며, 우리 문화가 세계 속으로 접목되는 순간이다.

21세기 만화콘텐츠 강국 목표로 정책 추진

불법 스캔만화 방지위한 이용규씨의 작품. 만화가들이 직접 그린 만화로 스캔만화 유통금지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1세기 만화콘텐츠 강국 실현을 목표로 2007년도까지의 문화관광부의 만화산업 중기 정책 비젼과 플랜을 보면 2005년의 국내만화산업의 가이드라인을 읽을 수 있다.

문화부는 그 추진과제로 ①만화산업 창작역량 강화 ②만화산업 제작 유통 인프라 구축 ③국제교류 확대 및 해외수출 활성화 ④만화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 및 참여 활성화 ⑤법 제도 개선 및 지원체제 정립을 설정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①국내 만화 콘텐츠의 질적 향상, ②국내 만화시장 규모 확대 및 구조 개선을 꾀하여, 궁극적으로 2007년까지 ①만화소비시장 1조원 규모 확대 ②만화제작시장 3,000억원 달성 ③국산만화 시장점유율 70% 달성 ④전체시장규모 대비 수출매출 10% 달성 ⑤판매시장 비율 60%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국민의정부가 벤쳐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그 평가가 긍정적인 모습만은 아닌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참여정부의 주요정책 중 만화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중장기적 방안이 나와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생각된다. 정부가 문화산업의 가치를 자각했음을 말하는 것이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지난 정부의 벤쳐 기업 육성정책의 실패 교훈을 참여정부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양보 전제로 힘을 모아야 할때

국내 만화 산업의 침체는 이러한 해외진출을 향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해외로 잇달아 수출되고 있는 한국만화의 영문판.

일본 만화의 시장점유율 확산, 국내 만화 잡지의 연속적인 폐간으로 인한 작품 발표 지면의 축소, 판매시장에서 대여점을 통한 대여시장으로의 급속전환, 시장에서의 제품 수명 주기 단축,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인한 출판사의 원가부담 증가로 인한 경영 악화, 신규 만화 창작 인력의 유입 감소 및 기존 능력 있는 작가들의 일본 진출이나 게임 산업계로의 방향 선회 등은 국내 만화 컨텐츠의 확대재생산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요인들이다.

최근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화두인 ‘미디어 믹스 전략’을 구사하는 마케팅의 시도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올해에 매우 긍정적이다.

원작만화에서 재탄생한 라그나로크(게임, 애니메이션), 풀하우스(드라마), 그리스 로마 신화(애니메이션), 비천무(영화, 드라마), 둘리(캐릭터,영화,애니메이션,게임,광고,뮤지컬), 및 다른 산업에서 만화로 재탄생한 슬픈연가(드라마), 뽀롱뽀롱 뽀로로(애니메이션), 메이플 스토리(게임), 장화홍련(영화)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종 미디어가 믹스되면서 문화산업의 성장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엄청난 부가가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으로 연재되던 강풀의 [순정만화](전2권)가 일본 쌍엽사에 1,000만엔에 계약된 바 있으며, 드라마에서 만화로 만들어진 [파리의 여인]은 일본 각천서점과 1,500만엔에 계약됐다. 겨울연가의 경우에는 일본작가가 직접 만화를 그려서 수십만부 가량 판매되고 있는데, 전문 마케팅 인력 및 신인작가의 양성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만화의 해외 진출은 더욱 더 늘어날 추세다.

2002년 7월 ‘출판 및 인쇄 진흥법’ 통과를 계기로 규제 위주의 청소년 보호법에서 진흥 위주로 탈바꿈하는 계기 마련되었으나, 아직도 잔존하는 만화의 사후심의 제도 및 만화에 대한 개선되지 못한 부정적인 시각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해외로 잇달아 수출되고 있는 한국만화의 영문판.

출판시장의 침체로 인한 국내 만화산업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시점이긴 하나, 만화 시장을 해외까지 넓혀서 만화 기획을 시도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작가나 출판사의 만화 창작을 위한 성취동기(중장기 만화산업의 정책 전략 수립, 법제도 개선, 출판사에 대한 세제 지원 등) 부여와 전문화된 고급 인력에 의한 홍보 및 마케팅 강화로, 더 나은 조건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서로의 양보를 전제로 이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특히 한일 문화 전면 개방의 파고를 극복하기 위한 문화 업계의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만화 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일본의 ‘망가’를 뛰어 넘는 ‘만화’의 세계가 눈앞에 보일 날이 멀지 않았다. 만화는 빌려보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사서 본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그날이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 무분별한 불법 만화 스캔 서비스가 인터넷에 범람하고 또 그것을 즐길 때는 이미 문화산업은 뒷걸음질을 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 문화산업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2005년은 그런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CTnews(ctnews@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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