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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2-24 16:13
게임&만화계 5대뉴스 (경향신문)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667  
2004년은 게임·만화계 모두 가능성을 보여준 한해였다. 적극적 해외진출로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국내시장 침체와 해외업체의 마찰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 한해 게임·만화계에 영향을 끼친 5대 뉴스를 뽑았다.

◇게임계 5대뉴스

1. e스포츠 10만 관중시대. 7월16일, 부산 광안리에선 ‘사건’이 하나 터졌다. 온게임넷의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결승전에 관중 10만명이 몰린 것. 같은 날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모인 1만6천명과 비교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e스포츠의 가능성과 인기를 알아본 대기업들의 프로게임단 창단도 잇따랐다. 지난해 말 KTF가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데 이어 4월에 SK텔레콤, 8월엔 팬택앤큐리텔이 창단해 안정적인 게임리그가 가능해졌다. 팬택앤큐리텔의 이윤열은 3년간 6억원을 받아 최고 연봉선수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올해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최연성이었다. MBC게임 3연패와 온게임넷 ‘에버스타리그’까지 휩쓸었고 프로게이머 랭킹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 황금시장 중국, 한국게임업체 ‘꿀꺽’ 중국시장과 관련, 양극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 둘이 있었다.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가 지난 9월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70만명을 기록,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것. ‘뮤’ 등 여타 온라인게임도 돌풍을 일으키며 중국시장을 석권했다. 반면 한국게임업체가 중국업체에 ‘먹히는’ 사건도 벌어졌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로 유명한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최대 온라인게임 유통사인 샨다에 인수된 것. 샨다는 국내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며 급성장, 최근 나스닥에 상장된 업체로 한국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에 그 충격은 더 컸다. 한국으로선 게임개발부터 서버 운영, 서비스 노하우까지 모두 중국에 넘겨준 셈이어서 내년엔 중국게임업체의 역공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3. 온라인 게임도 부분유료화 월 정액 2만9천7백원이 대세였던 온라인게임 요금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하반기에 출시된 대작 ‘RF온라인’이 기존의 절반 정도인 1만6천5백원으로 가격을 내리며 다양한 요금체계를 도입한 것. 디오온라인 등 몇몇 업체는 부분유료화로 전환했고 내년에 출시될 아크로드나 길드워 등 게임들도 가격책정에 고심하는 중이다. 이미 온라인게임시장은 포화상태이기 때문. 중소게임업체로선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부분유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그러나 아이템 현금거래의 심화 등 문제의 소지도 적지 않아 완전한 정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4. 수출 또 수출 해외시장 확대가 눈에 띄었다. 한빛소프트에서 개발중인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지난 9월 계약금 6백만달러와 32%의 러닝로열티 조건으로 중국에 팔렸다. CCR도 ‘RF 온라인’을 총 1천50만달러에 일본, 대만, 중국으로 수출하는 실적을 보였다. 네오위즈의 ‘요구르팅’도 계약금 3백40만달러에 일본에 팔렸고 골프게임 팡야도 일본에 진출해 하루 매출이 1억원을 돌파하는 등 선전하는 중. 수출실적이 미비했던 비디오게 임 시장에서도 ‘킹덤언더파이어:더크루세이더즈’와 ‘마그나카르타:진홍의 성흔’이 일본과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해 온라인게임 수출액은 2억달러를 상회해 지난해 1억5천만달러 기록을 30% 이상 훌쩍 넘어섰다.

5. 게임업계 마침내 한목소리 이해관계로 협력하지 못하던 국내 게임업계가 힘을 모으고 웅비를 시작한 한해였다. 지난 4월 NHN, 엔씨소프트 등 20여개 게임업체는 한국게임산업협회를 결성했다. 국내 주요 게임업체 대부분이 참가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업계 상호협력,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게임등급심의 등의 해결사로 나섰다. 이런 게임업계의 노력이 연말쯤 국내 최대 게임쇼의 출범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의 지원 아래 난립하던 게임전시회를 통합하고 세계 3대 게임쇼와 맞먹는 규모의 게임쇼 ‘지스타’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 게임강국에 걸맞은 위상을 확립하고 국내게임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기획된 ‘지스타’에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만화계 5대뉴스

1. 만화잡지 잇단 폐간과 만화신문 등장 시련의 시기였다. 순정만화잡지 ‘오후’와 ‘비쥬’가 휴간을 결정해 가뜩이나 불황인 만화시장에 충격을 줬다. 특히 ‘2003년 독자만화대상’, ‘올해의 출판물’에 선정될 정도로 독자의 관심을 받은 ‘오후’의 폐간에 만화계는 특히 안타까워 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에서 종합일간지로는 처음으로 전문 만화섹션 ‘펀’을 발행해 만화계에 활력을 불어 넣었으며, 경향신문은 올해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코믹어워드 ‘새로운 발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데일리줌이라는 무료만화 일간지도 창간되어 만화 간행물시장 위축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나마 위안이 되는 한해였다.

2. 한국만화 해외시장서 호평 2004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만화관을 운영해 성공을 거뒀다.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2백39만달러의 판권수출계약을 체결한 것.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수치다. 또 프랑스 파리 등에선 ‘프랑스 한국만화 주간’ 행사가 실시됐다. 일본 망가도 시도해 보지못한 프랑스 전국 규모 행사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한편 강풀의 순정만화가 일본에 1억원에 수출되는 등 몇몇 작가들의 해외진출이 눈에 띈 한해였다.

3. 인터넷 만화잡지 전성시대 오프라인 만화잡지가 침체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포털사이트는 경쟁적으로 만화웹진을 선보였다. 넷마블, 다음, 엠파스 등은 오프라인에서 등용문을 찾지 못한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며 올해 속속 문을 열었다. 다양한 만화를 저렴하게 즐기려는 네티즌의 욕구와 온라인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포털사의 수요가 더해져서 나온 현상. 그러나 온라인 시장만 커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4. 아동만화 여전히 돌풍 만화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동용 만화시장은 여전히 호황이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만화책은 마법천자문. 고우영 등 원로 만화가들이 교육부 지정 상용한자 1,800자를 가나다순으로 한글자씩 풀어낸 것이다. 지난해 11월 처음 나온 뒤 6권까지만 2백만부 이상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게임을 만화로 옮긴 메이플 스토리 역시 대박작품. ‘메이플스토리 백과사전’이 1백80만부, 만화 ‘코믹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스토리 공략집’이 60만부 이상 팔렸다.

5. 복간본 여전한 인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980~90년대 만화의 재출간이 줄을 이었다. 이두호의 머털도사, 고우영의 십팔사략 등 유명작가의 작품이 잇달아 전집형태로 선을 보인 것. 과거 만화를 조명한다는 의미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만화시장의 침체로 신인작가의 발굴을 등한시하고 과거 명성에 기대려는 얄팍한 상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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