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우만연 웹진 > 문화계 소식  
 
작성일 : 04-10-31 14:07
<문화일보>, 만평은 사설과 논조 맞춰라? <오마이뉴스>
 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280  
<문화일보>가 편집국장의 일방적 지시로 만평을 또 누락시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문화일보는 오늘(29일) 발행된 신문에서 이재용 화백의 '문화만평'을 싣지 않았다. 사설 등 내부 칼럼 논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만평이 이런 식으로 빠진 것은 10월 5일과 7일, 18일에 이어 네 번째다.

▲ 29일 누락된 '문화만평'
ⓒ2004 이재용
이날 누락된 만평은 전날(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불거진 한나라당과 이해찬 국무총리의 상호 비판발언을 다루고 있다. 서로 오간 막말로 '386주사파, 기생계층 시민단체, 깍두기 머리, 벌거숭이 임금님'(한나라당)과 '조선·동아, 민족반역자, 차떼기 정당'(이해찬 총리) 등을 적시한 뒤 "으으, 입냄새"라고 묘사했다.

이재용 화백은 "어제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과 이 총리간에 오간 막말을 다룬 것'이라며 "양측 발언을 중립적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하지만 편집국장은 '이해찬 총리 발언이 큰 사안인데 한나라당 발언에 비판이 쏠렸다'며 만평을 빼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문화> 편집국장 "논조와 배치되면 뺄 수밖에 없다"

김종호 편집국장은 이에 대해 "처음에 만평이 빠졌던 거와 같은 문제"라며 "내부 칼럼 논조와 배치되면 뺄 수밖에 없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국장은 "우리는 사회의 다양한 주제를 전달, 소개하지만 주장을 담은 내부 칼럼의 경우 한 사람은 동으로, 또 한 사람은 서로 가자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그같은 대상이 되는 내부 칼럼으로 사설, 데스크 칼럼, 시론 등을 적시했다. 이어 김 국장은 "만평도 그림으로 나타내는 하나의 칼럼"이라며 "그동안 이같은 방침에 배치되면 어떤 칼럼도 뺐다, 만평뿐 아니라 얼마전 누락된 사회부장 칼럼도 마찬가지 경우였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이번 만평 누락도 본인이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내부 구성원들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답했다. 또 "나 혼자만 잘못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해서 주변 간부들에게 물어보면 같은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잇따른 만평누락에 대한 공지가 없는 게 독자권리 보장 측면에서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김 국장은 "한 두번 일어난 일도 아니어서 매번 공지하는 것도 좀 그렇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앞으로 이 화백이 (논조와) 호흡을 맞춰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만화작가회의, 노조 등 대응책 강구

그러나 이 화백은 김 국장 주장과 전혀 다른 입장이다. 이 화백은 지난 20일 시사만화작가회의와 공동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도 "만평을 사설 논조에 맞추라는 것은 만평을 마치 무기명 사설의 삽화로 보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 화백은 당시 탄핵정국이 끝난 지난 5월부터 김 편집국장으로부터 창작에 간섭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또 “편집국장이 사설과 논조를 맞추라는 구체적인 요구도 했다”며 “그 뒤 창작활동에 많은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고 토로했다.

만평누락 재발사태에 대해 시사만화작가회의와 문화일보 노조 등에서는 대응책을 강구 중이다. 오승훈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일보 지부 위원장은 "내일 중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내부에서 대응 방안이 논의 중임을 밝혔다.

손문상 시사만화작가회의 회장은 "오늘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항의방문 등의 수준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사만화작가회의는 이번 사태를 "편집권 독립을 무력화시키려는 반민주적 폭거"로 규정, 노조는 물론 언론·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강도높은 투쟁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화일보는 지난 5월에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소재로 한 만평을 싣지 않았다. 이어 지난 5일과 7일에도 보수우익단체에게만 서울광장 집회를 허용한 서울시의 이중잣대와 한나라당의 색깔몰이 국감을 비판한 이 화백 만평을 편집과정(3.5판)에서 뺐다. 개혁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태도를 비판한 18일자 만평 역시 '한나라당 흔들기'라는 이유로 누락됐다.

/신미희 기자


트위터
이 게시물을 트위터로 소개하기

 
 

Total 418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48 만화 동인지 서점가 진출 (부산일보) 김종범 11-08 2271
147 제 4회 만화의 날 기념식 열려(조이뉴스24) 김종범 11-08 2188
146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 시상식(일간스포츠… 김종범 11-08 2379
145 11월 3일 만화의 날 기념식 - 창작인 선언 발표 김종범 11-04 2360
144 인터넷 캐리커처 작가 김현우씨 (경향신문) 김종범 11-04 2882
143 청소년유해정기간행물 발행자 과징금 부과(… 김종범 11-04 2202
142 <문화일보>, 만평은 사설과 논조 맞춰라? … 김종범 10-31 2281
141 패러디와 캐리커처의 향연 '2004 만화페스… 김종범 10-31 2163
140 ‘만화 창작물과 저작자의 권리’ 토론회 (민… 김종범 10-29 2070
139 시와 카툰이 함께 하는 가을 전시회 (콘진CT뉴… 김종범 10-29 2004
138 문방구에 포켓북이 돌아왔다! (일간스포츠) 김종범 10-29 2441
137 11월 3일은 만화의 날이다! (민예총 컬처뉴스) 김종범 10-27 2202
136 남북합작만화영화 ‘…딩가’…하나로텔,… 김종범 10-27 2465
135 "만화도 문화의 한 장르입니다" [인터뷰]영… 김종범 10-26 2406
134 애니 `신암행어사` 한일 동시개봉 (디지털타… 김종범 10-26 216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