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동인(同人)지들은 그동안 벼룩시장이나 아마추어 만화가들의 발표장인
'코믹 마켓' 등을 통해 소량 유통되는 정도였다.
일반 서점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험정신이 강해 상업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 그런 작품들이 올들어 서점가에 잇따라 출몰 중이다.
현재까지 서점가에 얼굴을 내민 동인은 바카스,매운맛(사진),안아 줘,테두리 등 10여곳.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겨레만화학교 3기 졸 업생이
주축이 된 '바카스'로 98년부터 독자적으로 무크지를 만들 어왔으며 지난해 9호부터 벌써 2호째 서점 출입을 하고 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창작반 2기가 주축이 된 '매운맛'은 지난 달 7호를 출간했고,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재학생 과 졸업생
20명으로 이뤄진 '안아줘'도 비슷한 시기에 첫 호 '더 좋은 방향'을 냈다.
판매량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다양 성을 최대한 추구한 게 이들 동인지의 특징. 아마추어색 짙은 작 품들이 대부분이지만 프로를
지향하는 이들로 구성된 '매운맛'처 럼 스토리 위주로 짜여진 만화도 있다.
사실 만화출간은 아마추어들에겐 '힘겨운' 작업이다.
최소 단위인 1천권을 찍는 데만도 500만원 가량 들기 때문에 만화기관이나 출 판사의 이런저런 지원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게 사실.
벌써 다 섯 개의 동인이 부천만화정보센터로부터 도움을 받았으며 출판사 새만화책과 황매 등을 통해 출간중이다.
이처럼 한국의 동인지 출간 현황을 보면 동인지 활동만으로 생계 를 꾸릴 수 있는 일본 만화계와는 대조적이다.
바카스 정송희 대 표는 '불황의 만화계에 서점출간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창작 에 힘을 얻지만 기관들의 지원이 1회성에 그쳐 아쉽다'고
밝혔다.
배동진기자 djbae@busa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