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1-03 16:54
경향 신춘문예 당선작 + 만화부문 심사평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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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종범
조회 : 2,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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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 신춘문예 당선작
〈 시 〉 윤석정 ‘오페라 미용실’
〈소설〉 황정은 ‘마더’
〈평론〉 강유정 ‘소멸을 창조하는 역설적 사제의 글쓰기-천운영론’
〈만화〉 이장희 ‘Someday Seoul’
▲ 심사위원
〈 시 〉 신경림·김승희(본심)
장석남·안도현(예심)
〈소설〉 박범신·이남호(본심)
김영현·이순원(예심)
〈평론〉 도정일·김명인
〈만화〉 이두호·이현세·박인하
* 시·소설·만화 부문 당선작과 당선소감, 심사평은 13~15면. 평론 당선작은 3일 실립니다.
만화 당선작은 매거진X에 4일부터 3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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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부문 심사평
새로운 한국만화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작품을 만난다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응모된 작품들을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전체 응모작을 감상한 뒤 심사위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한 편의 만화에서 들려줄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페이지에 나누는 연출이 너무 미숙하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짧은 페이지에 할 이야기를 수십페이지에 걸쳐 펼쳐놓은 작품들도 많았다. 뻔한 이야기, 앞뒤의 꽉 짜인 구성이 부족한 이야기, 허술한 플롯을 지닌 이야기는 단편만화로 낙제점이다. 만화란 이야기와 연출과 그리기의 총체적 완성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
더불어 신춘문예 공고를 꼼꼼하게 읽지 않은 투고작들이 많아 실망이었다. 새로운 작품을 응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발표된 작품을 응모한 경우나, 이야기 만화가 아닌 카툰을 응모한 경우도 있어 당혹스러웠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골라낸 작품은 이장희의 ‘Someday Seoul’이다. 개성적인 주인공과 엄청난 공을 들인 배경작화, 페이지와 페이지를 긴장되게 넘어가게 하는 뛰어난 연출력, 강렬한 결말까지 무엇 하나 지적할 부분 없이 단편으로 빼어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것은 그림의 완성도와 동일하게 구현된 이야기의 완성도였다.
근래 한국만화가 앙상한 이야기로 일본만화에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표현하는 작화와 연출이 고르게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가의 출현을 발견한 기쁨으로 심사위원 전원은 이장희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마지막 결선에서 떨어진 강영수의 ‘나는 무엇이 될까’는 정말 아쉬운 작품이었다. ‘나는 무엇이 될까’는 약화체 만화의 장점이 잘 살아있는 만화다. 주인공의 죽음조차도 밝게 그려내는 작가의 연출력이 돋보였으며, 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지닌 작품이었다.
당선작으로 결정된 이장희의 작품이 보여준 빼어난 완성도가 아니라면, 강영수의 작품 또한 당선작이 되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신춘문예 당선, 지면 제공 등으로 이어지는 경향신문의 적극적 만화 지원 제도가 이제 두 번째 결실을 맺었다. 1회 당선자 마정원 작가에 이어 2회 당선자인 이장희 작가의 적극적 창작활동을 기대하며 심사평을 맺는다.
〈박인하|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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